▲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맷 윌리엄스 KIA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의 추락에 날개가 없어보인다.

KIA는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0-6으로 패했다. 이날 롯데 자이언츠가 삼성 라이온즈를 꺾으면서 KIA는 롯데에 밀려 0.5경기 차 10위가 됐다. KIA의 최하위는 지난달 21일(공동 9위) 이후 한 달 만이다.

KIA는 3연전 내내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끌려갔다. 3경기 중 2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고 1경기(19일)는 2득점하긴 했지만 안타가 14개, 볼넷이 4개였다. 잔루는 16개나 됐다. 6월 팀 타율은 0.237로 리그 최하위다.

반대로 월간 팀 평균자책점(6.04)은 리그에서 제일 높다. 3경기에서 타선이 2점을 뽑는 동안 마운드는 18점을 내줬다. 최근 4연패로 기간을 늘리면 KIA는 4경기에서 총 5득점 24실점했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의 무능력을 탓할 수만은 없다. 6월 들어 KIA의 외국인 투수 등판은 애런 브룩스(1경기)에 그쳤다. 다니엘 멩덴은 지난달 18일 등판을 마지막으로 굴곡근 부상 때문에 재활에 들어갔고 브룩스 역시 이달 1일 등판 후 같은 부위 부상으로 이탈했다. 팀에서 큰 전력을 차지하는 두 선발이 빠지자 마운드 전체가 휘청이고 있다.

타선에서도 최형우, 나지완, 류지혁, 박찬호가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면서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도 월간 타율 0.172의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중심타선이 침묵하자 5월까지 0.282(4위)에 이르던 팀 득점권 타율은 이달 0.197(9위)까지 떨어졌다.

아픈 것도 선수들의 잘못이 아니라면 결국 지금 KIA의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돌발 상황에 대한 팀의 준비 부족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KIA가 그동안 양현종의 이탈, 선수들의 은퇴, 이적 등으로 많은 자리가 비는 사이 어떤 선수들을 어떻게 채워넣었는지를 돌아볼 때다.

KIA의 외부 투수 FA 영입은 무려 2000년 조규제(현대)가 마지막이었고 야수는 2017년 최형우(삼성)가 가장 최근이었다. 그사이 윤석민, 양현종 등 에이스들이 탄생하기도 했지만 그들의 부재를 대비했어야 하는데 내부 육성론을 앞세워 아직 어리고 부족한 선수들에게 강한 책임감과 부담을 안겼다. 리빌딩이 더딘 야수진 역시 이범호, 김주찬의 은퇴, 안치홍의 이적으로 대형 야수들이 자리를 비웠으나 트레이드로는 그 자리를 채우기 모자랐다.

결국 현재 1군 엔트리 선수들로는 무너지지 않고 어느 정도 버틸 '맷집'이 모자랐다. 당장 브룩스와 멩덴은 7월 이전 복귀가 어렵고 전상현, 심동섭, 하준영 등 불펜투수들도 올스타전 이전 1군 콜업은 힘들다는 것이 윌리엄스 감독의 계산. 그나마 22일 나지완, 류지혁이 합류하는 것이 희소식이다.

가장 무서운 것은 지금처럼 무기력한 경기가 이어질수록 선수단 사이에 퍼지는 패배 의식과 자책이다. 힘들 때일수록 서로 털어놓고 뭉쳐야 하는데 '나 때문에'와 '너 때문에'가 많아질수록 팀은 더욱 어려워진다. 지금 당장은 타팀과 전력 밸런스 문제로 트레이드 등 돌파구 마련도 쉽지 않은 가운데 KIA가 '마의 6월 고개'를 어떻게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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