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두산은 근래 가장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는 팀이다. 그러나 가장 꾸준하게 전력 이탈이 이뤄지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두산에서 스타가 된 몇몇 핵심 선수들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다. FA 선수들이 비교적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편이라 구단도 모두를 잡을 수는 없었다.
양의지 등 주축 선수들이 버틸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조금 헐거워졌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일.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이용찬(FA)까지 이탈한 올해는 진정한 시험대에 섰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두산은 승률 5할 문턱에서 계속 버티고 있다. 4일 현재 13승12패(.520)로 리그 공동 3위다. 물론 하위권과 경기차가 많이 나는 것은 아니라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잘 버티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공교롭게도 지난해부터 트레이드로 모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이어 가며 고비 때마다 팀이 위기를 넘기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두 건의 트레이드, 그리고 올해 한 건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세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이승진(26) 홍건희(29) 양석환(30) 모두 이제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사실 트레이드 당시까지만 해도 두산은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홍건희의 대가로는 내야 멀티 플레이어인 류지혁을 줬다. 두산 팬들에게 환영받지는 못한 트레이드였다. 올해 LG와 트레이드 당시에도 검증된 좌완 자원인 함덕주를 너무 쉽게 줬다는 비판 여론이 있었다. 양석환의 타격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지난해 부진으로 LG에서는 전략적 가치가 떨어져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승진과 이흥련이 메인 카드가 된 지난해 SSG(당시 SK)와 2대2 트레이드 당시에도 이승진의 잠재력에 의문을 품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영입 당시까지만 해도 물음표만 가득했던 이승진 홍건희가 팀 필승조로 자리 잡으며 팬들의 마음속에 들어오더니, 양석환은 시즌 초반 좋은 활약으로 나간 선수들의 아쉬움을 지우고 있다.
이승진은 시즌 14경기에서 16⅔이닝을 던지며 9홀드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 중이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이 0.90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감이 있다. 홍건희는 다소 기복이 있으나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1.46으로 선전하고 있다. 양석환은 25경기에서 타율 0.313, 4홈런, 21타점, 장타율 0.485를 기록 중이다. 곡선 자체는 가면 갈수록 더 좋아진다.
프런트가 흙속의 진주를 발굴하기도 했지만, 현장의 조련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이승진 홍건희는 두산 입단 이후 집중 조련 끝에 구속이 눈에 띄게 올라온 선수들이다. 그 결과 선수 개인의 가치도 높아지게 됐다. 그 사이 나간 선수들의 자리도 조금씩 메워가고 있다. 내야에서는 안재석이 눈도장을 받았고, 마운드에서는 곽빈이 돌아왔다. FA 보상 선수로 데려온 박계범이나 강승호까지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두산 프런트의 역량은 또 한 번 재평가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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