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우어는 언제든지 3일 휴식 후 등판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해왔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트레버 바우어(30·LA 다저스)는 그라운드에서나 바깥에서나 에너지가 넘치는 투수다. 그는 메이저리그(MLB)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5인 로테이션’에 따른 휴식일에 대해 시큰둥하다.

5인 로테이션은 다 그만한 경험, 그리고 연구를 통해 나온 현대야구의 최적화 방식으로 뽑힌다. 많은 전략가들이 다른 방식을 실험하기도 했지만 이보다 더 합리적인 구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면 선발투수는 보통 4일 휴식, 혹은 휴식일에 따라 5일 휴식 후 등판하게 된다. 또 한 번의 등판에서 보통 100구 내외를 던지는 게 MLB의 요즘 방식이다. 선수들의 기량 지속성에 있어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바우어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휴식은 3일이면 충분하다”고 자신만만이다. 실제 그는 지난해 3일 휴식 후 등판해 8이닝 1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오프시즌에서도 자신은 언제든지 그런 ‘짧은 휴식’에 대비가 되어 있다고 세일즈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가능성이 열렸다. 소속팀 다저스의 사정 때문이다.

다저스는 4일(한국시간) 팀의 차세대 에이스 중 하나이자,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던 더스틴 메이가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메이는 2일 밀워키와 경기 도중 팔에 이상을 느껴 곧바로 강판됐다. 부상 상황부터 심상치 않아 많은 이들이 “큰 부상이다”고 전망했는데, 결국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수술대에 오른다.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 트레버 바우어, 훌리오 우리아스까지 선발 4명은 확실하다. 여기에 메이가 가세하며 가공할 만한 위용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메이가 빠지자 한 축이 헐거워졌다. 메이와 5선발을 놓고 경쟁하던 토니 곤솔린,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하필 부상자 명단에 있기 때문이다. 두 선수 모두 복귀하려면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래서 바우어의 3일 휴식 후 등판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저스는 향후 일정에 중간중간 휴식일이 끼어있다. 바우어가 3일 휴식 로테이션을 돌아준다면 5번째 선발이 필요없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4일 시카고 컵스와 경기가 기상 상황으로 취소된 뒤 “맞다. 그것(바우어의 짧은 휴식)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그런 일이 일어날 시나리오가 있다”고 인정했다.

로버츠 감독은 바우어가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 팀 사정 등을 종합해 가능성 자체는 열었다. 물론 현지 언론은 실행 가능성에 대해 미지수라고 말한다. 아직 시즌 초반인데다 충분히 검증된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곤솔린이나 프라이스가 돌아오기 전, 1~2번 정도 그런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은 로버츠 감독의 말대로 열려있다. 구단이 제안한다면, 바우어는 거부할 남자가 아니다. 과연 바우어가 자신의 소원을 성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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