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묘한 인연이다. 양현종(텍사스)은 대체 선발 기회를 잡았고, 프로 입단 동기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은 등판이 연기됐다. 6일(한국시간) 역대 92번째 '코리안 데이'는 이렇게 두 가지 우연이 겹치면서 성사됐다. 

1999년 7월 23일, 한국 야구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이 벌어졌다. 박찬호(당시 다저스)와 조진호(당시 보스턴)가 같은 날 나란히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한국인 투수가 같은 날 선발 등판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박찬호는 콜로라도를 상대로 6⅔이닝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조진호 역시 5⅓이닝 동안 5점을 내주며 패전을 안았다.

▲ 왼쪽부터 박찬호 서재응 김병현.
두 번째 '코리안 데이'는 2년 뒤에 이뤄졌다. 2001년 10월 6일 박찬호(당시 다저스)와 김선우(당시 보스턴)이 선발 임무를 맡았다. 두 선수 모두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다. 박찬호는 4이닝 7실점, 김선우는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2000년 이후 김병현과 서재응이 메이저리거가 되면서 '코리안 데이'는 빈번해졌다. 2003년 6월 28일에는 '광주일고 선후배' 김병현(당시 보스턴)과 서재응(당시 메츠)이 나란히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김병현과 서재응은 로테이션이 겹치는 일이 많았다. 두 사람은 2004년 4월 30일 한국인 메이저리그 투수 동반 선발승 기록을 합작했다. 이날 박찬호(당시 텍사스)도 선발 등판했다. 한국인 빅리거 투수 3명이 나란히 선발 등판한 첫 사례다. 

2006년 5월 23일에는 서재응 김병현의 선발 맞대결 기록도 있다. 이때 서재응(당시 다저스)이 7이닝 1실점 호투로 김병현(당시 콜로라도, 6이닝 3실점 1자책점)을 누르고 승리투수가 됐다.

▲ 류현진. ⓒ 조미예 특파원.
한동안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명맥이 끊기면서 '코리안 데이'도 보기 어려워졌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를 누비기 시작한 뒤로 KBO리그 출신 선수들의 빅리그 진출이 늘어났지만, 불펜(오승환 임창용) 혹은 타자(강정호 김현수 이대호 등)가 대다수였다. 

김광현의 가세로 '코리안 데이'는 다시 한국 야구 팬들의 빅이벤트가 됐다. 지난해만 해도 류현진과 김광현이 함께 선발 등판한 날이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5번이나 된다. 

올해 '코리안 데이'는 김광현과 양현종으로 시작한다. 김광현은 선발 등판일이 5일에서 6일로 하루 밀렸고, 양현종은 동료 아리하라 고헤이의 부상으로 대신 선발 기회를 잡았다. 

류현진은 7일 부상자 명단에서 메이저리그 로스터로 돌아온다. 양현종이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고, 김광현의 로테이션이 재조정된다면 일정에 따라 다시 한 번 한국인 선발투수 3명이 같은 날 마운드를 지키는 날이 나올 수도 있다. 이 '슈퍼 코리안 데이'에서 한국인 투수 3명이 나란히 승리를 챙긴 적은 아직 없었다. 

▲ 김광현(왼쪽)과 양현종. ⓒ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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