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양키스 게릿 콜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게릿 콜(31·뉴욕 양키스)와 트레버 바우어(30·LA 다저스)는 메이저리그(MLB) 최정상급 투수라는 점 외에도 여러 부분에서 접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UCLA 대학 동창생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둘 사이는 대학 시절부터 안 좋았다. 바우어는 예나 지금이나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다. 팀원들과 잘 어울리기보다는, ‘마이 웨이’를 외치는 선수였다. 대학 시절부터 팀 동료들과 사이가 그렇게 원활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반면 콜은 ‘인싸’였다. 클럽하우스의 리더였고, 바우어의 겉도는 기질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UCLA에서 정상급 성적을 내고 2011년 드래프트에 지원했다. 콜은 피츠버그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됐고, 바우어는 애리조나에 전체 3순위로 찍혔다. 바우어는 콜보다 자신이 뒤에 지명된 것에 자존심을 상했다. 둘 사이는 몸이 떨어지고도 호전되지 않았다. 바우어의 계속된 ‘디스’에 콜이 반격을 가하자, 바우어는 파인타르 논란을 꺼내드는 등 이제는 MLB를 대표하는 앙숙이 됐다.

사실 성공은 콜이 더 먼저 했다. 콜은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부터 10승을 거두더니, 2015년에는 19승을 따냈다. 2019년 휴스턴 소속으로 20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바우어도 성공적인 경력을 쌓기는 했으나 통산 성적에서는 콜보다 모자란다. 실제 콜이 105승을 거둔 것에 비해 바우어는 78승, 평균자책점도 콜(3.14)이 바우어(3.86)보다 더 낫다. 그런데 이 간격이 지난해 미묘하게 뒤틀렸다.

바우어는 역투를 거듭하며 콜보다 먼저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콜이 양키스와 9년 3억2400만 달러라는 투수 역대 최고액으로 계약하자, 바우어는 이듬해 평균 연봉에서는 콜을 앞지르는 3년 1억200만 달러에 다저스와 사인했다. 바우어가 계약 당시 콜을 앞지를 수 있는 뭔가를 원했다는 건 업계의 정설로 통한다.

바우어는 올해도 잘 던지고 있다. 올해 6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 중이다. 그런데 칼을 간 듯한 콜의 반격이 무시무시하다. 콜은 시즌 첫 6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43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바우어보다 앞서 나갔다. 37⅔이닝 동안 잡아낸 삼진만 무려 62개다. 그런데 이에 비해 볼넷은 딱 3개만 줬다.

특히 콜은 최근 3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반면, 볼넷은 단 하나도 주지 않았다. 1901년 이후 이 조건을 충족시킨 선수는 딱 두 명, 클레이튼 커쇼(2015·2016)와 크리스 아처(2015)였다. 콜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치고 올라섰다. 콜이 만약 사이영상을 수상한다면, 바우어와 불꽃 레이스도 매번 조명될 것이다. 두 선수 모두 전성기를 달릴 나이라 더 그렇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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