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색조 투구로 타자를 압도하고 있는 다르빗슈 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투수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피칭 닌자’의 랍 프리드먼은 지난 1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의 경기 도중 나온 한 투구에 비상한 관심을 드러냈다. 93마일(150㎞)의 빠른 공이 좌타자 바깥 쪽으로 예리하게 휘어져 나갔다.

프리드먼은 “도대체 이 구종이 뭔지 모르겠다. 스플리터? 체인지업? 싱커?”라고 관심을 드러냈는데, 스탯캐스트가 집계한 구종 분석에서는 싱커로 잡혔다. 하지만 궁금증은 이 공을 던진 선수로부터 풀렸다. 다르빗슈 유(35·샌디에이고)는 직접 댓글을 달아 “스플리터”라고 설명했다. 150㎞의 예리한 스플리터,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신 문명이나 다름 없었다.

다르빗슈는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투수다. 그러나 예전에는 스플리터를 애용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다르빗슈의 결정구는 강력한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였다. 다르빗슈의 2017년 투구 분석표를 보면 포심패스트볼이 35.5%, 슬라이더가 25%, 싱커 계열이 16.6%, 커터 계열이 14.4%였다. 커브는 5.7%, 체인지업이 2.6%로 나머지 변화구의 구사 비율이 높은 건 아니었다. 스플리터로 잡힌 공은 없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다르다. 커터가 36.9%로 가장 많고, 슬라이더가 22.7%, 포심이 18.7%로 커터 비율이 높아졌다. 여기에 커브도 11.6%로 비중이 늘어났고 예전에 없던 스플리터(5%)가 생겼다. 이 스플리터가 상대 타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다르빗슈의 올 시즌 스플리터 피안타율은 0.111에 불과하다.

다르빗슈는 이 경기가 끝난 뒤 한 인물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바로 샌디에이고 구단 자문이자 일본 프로야구의 거물 노모 히데오다. 노모는 1995년부터 2008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며 통산 123승을 거둔 전설이다. 아시아 선수로는 박찬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승리를 거둔 선수이기도 하다. 다르빗슈는 노모에게 스플리터에 대한 많은 조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다르빗슈는 “노모 씨는 스플리터의 천재다. 던지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이런 저런 지도가 살아있다”면서 “오늘 중요한 시점에서 (스플리터로) 삼진 2개를 잡은 것이 굉장한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아직 손에 완벽하게 익지는 않았지만 점차 나아지는 구사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반은 순항이다. 시즌을 앞두고 큰 기대 속에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된 다르빗슈는 시즌 첫 6경기에서 38이닝을 던지며 3승1패 평균자책점 2.13의 호성적을 거뒀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등세를 착실하게 이어 가고 있다. 피안타율(.172)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낮고, 38이닝 동안 4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전설이 전설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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