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필라델피아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진 김광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즌 2승은 불펜 난조로 날아갔지만,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의 어둡지 않은 표정은 좋은 투구 내용을 말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타석에서의 아쉬움도 계속해서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30일(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2경기 연속 ‘5이닝 이상, 1실점 이하’ 경기를 펼쳤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4.15에서 3.29로 낮췄다.

3회 리얼무토에게 2루타를 맞고 실점한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나머지 이닝은 위기를 잘 정리하거나, 불운의 안타를 스스로 잘 이겨냈다. 주전 포수 야디어 몰리나의 발 부상 이탈 공백도 크지 않아 보였다. 최고 구속은 90.4마일(145.5㎞), 포심 평균 구속은 89마일(143.2㎞)로 시즌 평균 수준이었다.

김광현은 팀이 0-1로 뒤진 5회 2사 1,2루 공격 기회에서 대타 맷 카펜터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여기서 카펜터가 역전 3점 홈런을 때려 극적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그러나 3-1로 앞선 7회 불펜이 난조를 보이며 결국은 시즌 2승 조건이 날아갔다. 다만 팀이 연장 10회 접전 끝에 4-3으로 이겨 아쉬움을 달랬다. 타석에서는 3회 무사 1루 상황에서 들어섰으나 희생번트에 실패하고 결국 삼진 아웃됐다.

김광현은 경기 후 “확실히 많이 상대를 하면 할수록 그 타자들이 내 공에 적응한다기보다는 내가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적응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김광현과 화상 인터뷰 일문일답.

- 오늘 경기 소감은? 

오늘은 저번 경기보다 컨디션이 조금 별로였다. 몸 풀 때는 괜찮았는데, 경기에 들어가니 생각했던 것보다 공이 많이 빠져서 볼을 많이 줬다. 그래도 위기상황을 잘 넘어가면서 1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다. 5회 카펜터가 역전 3점 홈런을 쳤고, 그것을 발판으로 팀이 이긴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 더그아웃에서 카펜터가 홈런을 쳤을 때 어떤 분위기였나

맞자마자 홈런인줄 알았다. 마지막까지 우익수가 포기하지 않고 잡으려고 했던 게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글러브 맞고 넘어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필라델피아 상대로 작년은 상대하지 않았고, 초반에 두 번 상대했는데 등판했을 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임했나?

저번 경기에 안 좋았기 때문에 어떤 공을 맞았는지, 타자별로 어떤 공에 강한지 공부를 했다. 생각보다 제구가 많이 안 되면서 어려움을 겪었었는데, 그래도 최소 실점으로 막아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확실히 계속 메이저리그 타자를 상대를 하면 할수록 그 타자들이 내 볼에 적응한다기보다는 내가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적응하는 것 같다. 조금씩은 뭘 노리는지, 무슨 구종을 노리는지, 뭐에 강한지를 알면서 좀 더 발전하는 시즌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 오늘 경기에서 아쉬운 게 실점한 2루타인데, 그 장면을 설명해준다면?

일단 (2루타를 친) 리얼무토 선수가 내 공을 잘 치는 거 같다(웃음). 어쩔 수 없다. 잘 쳤다. 좋은 공을 던졌다고 생각했고 거기서 맞을 것이라 맞을 것이라 상상을 했겠나. 가장 아쉬웠던 것이, 체인지업 직전 공 몸쪽이 스트라이크가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볼 판정이 나왔다. 체인지업을 그 다음 공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볼을 던져야 하는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초구가 볼이 되면서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올해 또 리얼무토 상대로 던지지 않을 것 같지만 좀 더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 체인지업에 상당히 공을 많이 들였는데,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는지?

만족하고 안 하고는 매일매일 다르다. 삼진 잡을 땐 좋은 구종이고, 안타 맞을 땐 안 좋은 구종이다(웃음).

- 제구나 안 된다고 말했는데 그럴 때 어떻게 대응하는가?

일단 볼을 많이 던지게 됐는데 볼넷을 주고 싶어 하는 투수가 어딨겠나. 불리한 카운트에서 시작했을 때에는 타자가 좋아하는 위치로 볼을 던지면서 파울을 많이 만들자 생각한다. 가운데로 몰리면 아무래도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좋은 타자들이다 안타, 홈런이 될 확률이 높다. 카운트가 불리할수록 타이밍을 뺏는 공을 던진다. 파울을 유도하려고 생각하면서 파울을 이끌어내다 보면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볼넷이 덜 나오지 않나 생각한다. 

- 타석 상황에 대해?

번트 사인이 스리번트까지 네 번 연속 나왔다. 번트를 대야하는 게 맞다. 타석에 들어가서 또 배워가는 거 같다. 번트를 연습을 할 때 내야수가 앞에 없고, 머신이나 던져주는 걸로 번트를 댄다. 투수가 던지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3루수와 1루수가 앞으로 나오니까 주눅이 들더라. 병살이 되면 어떡하지, 잡아서 2루에서 아웃되면 어떡하지 신경을 썼다. 다음에는 (수비 위치에) 신경을 쓰지 않고 댈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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