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에인절스를 이끄는 쌍두마차. 마이크 트라웃(왼쪽)과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마이크 트라웃(30·LA 에인절스)의 장기 집권은 끝날 줄 모른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전 세계에서 야구를 가장 잘한다는 선수들이 모인 이 무대에서 아직 내려올 생각이 없다.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트라웃은 이듬해인 2012년 곧바로 신인왕을 차지함은 물론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 2014년에는 기어이 MVP를 차지했고, 2016년과 2019년에 다시 이 경력을 하나씩 추가했다. 트라웃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MVP 투표에서 5위 내에 들었다. MLB 역사상 누구도 해내지 못한 업적이다.

그런 트라웃은 올해도 MVP 레이스를 앞에서 끌고 있다. 트라웃은 29일(한국시간)까지 20경기에서 타율 0.420, 6홈런, 14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은 무려 0.524, 장타율은 0.783에 이른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1.306으로, 이는 리그 평균보다 무려 165%나 높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이 슈퍼스타의 건재를 과시하는 기록으로 부족이 없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전문가 94명 투표에서도 몰표를 받았다. 94명 중 무려 70명이 1위 표를 줬다. 자연히 전체 순위에서도 1위였다. MLB.com은 “트라웃은 더 나아질 수 없다고 생각할 때, 방법을 찾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4월의 놀라운 출발을 기록으로 대변했다. MLB.com은 “비록 만장일치는 아니었지만 그는 어떤 선수보다도 19장 이상의 1위표를 더 얻었다”고 평가했다.

아메리칸리그 2위는 보스턴의 강타선을 이끌고 있는 J.D 마르티네스로 1위 표 7장을 얻었다. 그런데 3위 선수가 흥미롭다. 트라웃의 동료이자 올해 투·타 겸업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다. 오타니는 3위이기는 하지만 1위 표(12장)만 따지면 마르티네스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MLB.com은 “오타니는 괴물과 같은 타격을 뽐냈기 때문에 그가 두 가지 임무(투·타 겸업을 의미)를 맡기지 않아도 MVP 투표에서 사랑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오타니는 올해 22경기에서 타율 0.284, 7홈런, 18타점, OPS 0.959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MLB.com은 여기에 투수로도 3경기에서 13⅔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고 있다며 놀라워했다. MLB.com은 “이 이도류 선수는 매일같이 역사를 쓰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아직 오타니가 트라웃을 넘어설 만한 실적을 낸 건 아니지만, 투·타 겸업이 지금처럼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상당한 표를 받을 수도 있다. 부상이 없는 이상 20홈런 이상은 유력하고, 10승에도 도전할 만한 구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10승-20홈런 동반 달성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 경우 상징성 측면에서 큰 플러스가 될 수 있다.

한편 투표 4위는 타격과 주루에서 대폭발하고 있는 바이런 벅스턴(미네소타), 5위는 예르민 메르세데스(시카고 화이트삭스)였다. 그 외에도 게릿 콜(뉴욕 양키스)이 순수 투수로는 유일하게 1위 표를 받았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또한 10위권에 포함됐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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