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선보인 김광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세인트루이스는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김광현(33)의 손을 잡았다. 다른 구단들의 관심도 있었지만 세인트루이스가 가장 적극적이었다는 게 계약 사정을 아는 관계자들의 회상이다. 

세인트루이스가 김광현에 적극적으로 달려든 건 이유가 있었다. 팀 내에 검증된 좌완 선발이 사실상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 영입 당시에도 잭 플래허티와 애덤 웨인라이트를 필두로 다코타 허드슨, 마일스 마이콜라스,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등 수준급 우완 선발 자원이 즐비했다. 그러나 좌완이 마땅치 않았다.

1~2년 문제도 아니었다. 최근 계속해서 좌완 에이스감이 마땅치 않은 세인트루이스였다. 탈삼진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실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세인트루이스에서 뛰다 팀을 떠난 하이메 가르시아 이후 한 경기에 8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한 좌완 투수가 하나도 없었다. 마지막 기록은 2016년 9월 4일 가르시아의 8탈삼진이었다.

그런데 이 기록에 도달한 선수가 나타났다. 바로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24일 홈구장인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경기에서 5⅔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며 1실점으로 역투한 끝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팀 OPS(출루율+장타율) 1위 신시내티를 상대로 위력적인 K쇼를 펼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심었다.

김광현은 이날 구속 차이를 조절한 주무기 슬라이더가 춤을 추며 신시내티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8개의 탈삼진 중 7개를 슬라이더로 잡아냈다. 김광현은 가르시아 이후 5년 만에 한 경기 8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한 세인트루이스 좌완 투수로 기록됐다.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다면 이것 또한 나름 의미가 있다. 21세기 들어 세인트루이스 좌완 중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선수는 4명(릭 엔키엘·척 핀리·마크 멀더·하이메 가르시아)에 불과하다. 김광현이 2020년대 첫 기록을 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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