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탬파베이전에서 시즌 2승에 재도전하는 류현진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0년 9월 30일(현지시간)은 류현진(34·토론토)의 야구선수 경력에서 지우고 싶은 날이었을지 모른다. 누구보다 큰 기대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지만, 그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했다. 가장 쓸쓸하게 마운드를 내려간 날 중 하나였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탬파베이와 맞붙은 토론토는 류현진 등판을 2차전으로 미뤘다. 류현진에게 하루의 추가 휴식일을 더 부여함은 물론, 설사 1차전에서 패해도 2차전을 잡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만큼 류현진을 필승 카드로 생각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류현진이 무너지면서 토론토의 가을야구도 완전히 끝이 났다.

류현진은 1회부터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하더니, 2회에는 홈런 두 방을 얻어맞고 완전히 주저앉았다. 수비 실책이 겹치기는 했으나 경기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에이스인 류현진이 최소 실점으로 버티고 타선의 응원을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그러지 못했고, 1⅔이닝 8피안타(2피홈런) 7실점(3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수비 실책을 떠나 WHIP가 무려 5.40, 피안타율이 0.571에 이르렀던 날이다.

류현진이 이제 그 빚을 갚기 위해 나간다. 류현진은 25일 탬파베이 원정 경기에 등판해 시즌 2승에 재도전한다. 지난해 악몽과 같은 대진이다. 상대 선수들의 면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경기장도 같다. 복수를 위한 완벽한 환경은 만들어졌다.

류현진은 직전 등판이었던 보스턴 원정 경기에서 5이닝 4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포심패스트볼 구속이 조금 떨어졌고, 제구도 한창 좋을 때보다는 공 하나 정도가 가운데 몰렸다. 여기에 보스턴 타자들의 감이 워낙 좋았다. 4회 결정적인 순간이었던 보가츠의 3점 홈런은 류현진 스스로도 “타자가 잘 쳤다고 인정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돌려 말하면 이날 경기가 류현진의 심리에 주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류현진은 정규시즌에서는 탬파베이와 두 차례 만나 아직 승리가 없다. 평균자책점도 3.72로 평범한 수준이다. 타선이 시원하지 않고 수비가 계속 흔들리는 토론토는 25일 현재 9승11패로 5할 승률을 밑돌고 있다. 25일에도 선발 로비 레이가 6이닝 3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3-5로 졌다. 류현진이 다시 패하면 팀 침체 흐름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류현진의 어깨는 항상 무겁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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