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과 서울 더비에서 이긴 서울 이랜드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2019년 6월,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대표팀 수장이었던 정정용 현 서울 이랜드FC(서울E) 감독은 한 골 승부에서 유독 강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 0-1로 패했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과 2차전을 1-0으로 잡았다. 아르헨티나와 3차전에서는 조영욱(FC서울)의 결승골로 2-1로 승리해 16강에 올랐다.

일본과 한일전으로 성사된 16강에서는 오세훈(김천 상무)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해 8강에 진출했다. 세네갈과 8강전은 3-3 난타전이었고 승부차기로 웃은 뒤 에콰도르와 4강에서는 최준(부산 아이파크)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우크라이나와 결승을 1-3으로 패해 아쉬웠지만, 세트피스 활용 능력은 탁월했고 한 골 승부에서는 강력한 수비로 웃었다. 사상 첫 준우승이라는 타이틀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정 감독은 서울 E에 부임한 뒤 공수 틀부터 다시 잡아갔고 올 시즌 K리그2에서는 6라운드까지 3승2무1패, 승점 11점으로 2위를 기록 중이다. 실점이 2점으로 최소 실점 1위다.

단기전과 녹아웃 스테이지에 강한 정 감독은 FA컵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24강) FC서울(이하 F서울)에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39분 곽성욱이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베네가스의 발에 맞고 불규칙 바운드, 김진환의 머리에 닿았고 레안드로가 오프사이드 함정을 절묘하게 피하며 머리로 양한빈 골키퍼를 넘겨 결승골을 터뜨렸다.

▲ 2019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을 맡았던 정정용 서울 이랜드 감독 ⓒ대한축구협회

전략은 확실했다. 이겨야 본전인 서울의 심리를 활용해 전반을 수비로 버티며 역습, 무득점으로 틀어막은 뒤 후반에 틈을 봤다. 득점의 단초가 된 코너킥도 역습에서 만들어졌다.

서울은 그라운드 안에 리더가 없었다. 외국인 미드필더 오스마르가 있었지만, 따로 뛰는 느낌이었다. 기성용과 박주영의 부재가 커보였다. 고요한도 오랜 시간이 걸릴 부상을 당해 패기로 밀고 나오는 서울E에 역부족이었다.

반대로 서울E에는 11년째 K리그를 누빈 주장 김진환이 있었다. 경기 흐름을 꿰고 있던 그는 레안드로의 득점에 정확한 연계로 벤치에 있던 정정용 감독을 웃게 했다.

정 감독은 "모든 대회 리뷰를 해보면 세트피스 득점력이 높다. 토너먼트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세트피스 득점력이 좋아야 한다. 상대, 심리적인 것도 있지만 해결책이 된다. 상대가 급하니 우리가 냉정하게 기다렸다. 기회 오면 집중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라며 연령별 대표팀을 지휘했던 시절부터 쌓은 경험이 첫 서울 더비에서 효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처음 만난 서울이지만, 다음 시즌에는 K리그1에서 꼭 만나기를 바라는 정 감독이다. 그는 "(첫 서울 더비 승리가)역사적이다. 출발은 FA컵이지만, 전초전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 정말 동등하게 올라가서 멋있게 홈과 원정을 오가를 경기를 하겠다"라고 답했다.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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