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딕슨 마차도(왼쪽)와 배성근.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걱정이 컸는데 오히려 행복한 고민이 생겼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진을 두고 하는 말이다.

불과 며칠 사이 상황이 달라진 롯데다. 불안감이 감돌았을 때는 엿새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국인타자이자 주전 유격수인 딕슨 마차도(29)가 사구를 맞고 쓰러지면서였다. 높게 제구된 공이 이마 부분을 강타했고, 마차도는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른 부위가 아닌 머리쪽 사구였던 만큼 걱정이 큰 롯데였다. 그러나 다행히 두 차례 추가 검진 결과 운동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소견이 나왔고, 마차도는 9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밝은 모습으로 선수단으로 합류했다. 그리고 11일 키움전에서 10회말 대주자로 출전하며 복귀를 알렸다.

사실 롯데는 마차도가 없는 내내 걱정을 숨길 수 없었다. 개막 후 단 3경기만을 치른 뒤 주전 유격수가 전열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차도가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 롯데 내야에는 조용하면서도 울림 있는 소용돌이가 일었다. 주전 유격수를 대신해 기회를 얻은 배성근(26)의 깜짝 등장이었다.

배성근은 아직 롯데팬들은 물론 국내 야구팬들에게는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늦깎이 유망주다. 2014년 롯데로 입단한 뒤 육성선수로 지내다가 2019년에야 정식선수로 전환됐을 정도로 1군 진입이 오래 걸렸다.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배성근은 치열한 경쟁에서 밀려 결국 개막 엔트리로 승선하지 못했다. 그렇게 낙심하던 찰나. 마차도가 부상을 당하면서 7일 1군으로 콜업됐고, 이후 5경기를 주전 유격수로 모두 출전하며 빈자리를 메웠다.

결과적으로 배성근 기용은 성공이었다. 수비에선 안정적인 플레이로 아웃카운트를 책임졌고, 공격에선 날카로운 방망이로 타율 0.353(17타수 6안타) 3타점 3득점이라는 호성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배성대의 깜짝 활약을 앞세워 마차도의 공백을 지운 롯데는 이제 행복한 고민을 시작하게 됐다. 마차도가 돌아온 이상 다시 주전 유격수의 주인은 바뀌게 되겠지만, 배성근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개막 초반 2루수 안치홍(31)과 3루수 한동희(22)와 더불어 배성근까지 고감도 타격감을 뽐내면서 내야 구성이 다채로워진 롯데. 건강한 몸으로 돌아온 마차도가 다시 중심을 잡게 될 4월 중반 레이스가 기대되는 이유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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