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료 조유민을 안아주는 박지수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연이은 오심에 3백만 원의 제재금까지 부과받은 박지수(수원FC)는 대담하게 경기했다. 국가대표 중앙 수비수 출신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에서 뛰며 A대표팀에도 승선한 박지수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박지수는 1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9라운드 울산 현대전에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9일 박지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에 출석, 자신의 입장을 소명했다. 박지수는 7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FC 8라운드에서 후반 3분, 코너킥 수비 도중 펠리페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심판진이 비디오 분석(VAR)을 했는데 펠리페가 볼 경합 과정에서 박지수의 목을 밀어내는 장면이 있었다.

주심은 골로 인정했다. 박지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장면을 갈무리, '이게 축구냐'라는 의미의 'This is soccer?'라는 글을 남겼고 제재금을 부과받았다.

그런데도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울산전에 박지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승점 3점이 필요한 경기에서 수비는 기본, 세트피스에서 박지수의 공격 가담까지 된다면 좋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김 감독은 "(박지수가)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것이 사실이다. 계속해서 그런 장면이 나오고 오심으로 이어져 힘들어한다"라면서도 "수비수니까 그런 VAR이 많이 나온다. 잘 풀어내고 경기를 하리라 본다"라며 격려했다.

▲ 수원FC 팬들은 심판 관리 주체인 대한축구협회과 리그를 운영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을 향해 비판 걸개를 들어 항의했다.

▲ 한일전에 출전했던 박지수 ⓒ대한축구협회

결국 스스로 이겨내야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판단이다. 그는 "위축된 상황이 나오지 않을까 싶지만, 이겨내야 한다"라며 박지수의 능력을 믿었다.

홍명보 감독도 박지수의 성장 과정을 믿었다. 그는 "충분히 경험이 있고 중국에서도 좋은 팀에서 뛰었다. 그것 때문에 경력에 부담을 갖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몇 번의 경험이 있어서 본인 스스로 잘 제어하리라 본다"라며 경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감독의 분석대로 박지수는 경기 내내 국가대표 집중력을 보여줬다. 박지수는 울산 최전방 공격수 김지현과 측면의 바코를 적절하게 봉쇄했다. 23분에는 그의 등번호 23번에 따라 23초 박수 응원이 이어졌다. 흔들리지 않는 박지수는 27분에는 적절히 볼을 걷어내는 헤더 수비로 또 박수를 받았다.

43분 김태현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가 된 뒤에는 공격에도 종종 가담해 도우미 역할을 해내려 애썼다. 수원FC 공격이 제대로 터지지 않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그런대로 자기 몫을 해냈다.

물론 전력이 우세한 울산은 박지수의 고군분투를 그냥 두고 보지 않았다. 마지막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김인성의 결승골로 수원FC에 0-1 패배를 안겼다. 팀 수준이 박지수의 의지를 뒷받침해주지는 못했다.

수원FC 관계자는 "박지수의 제재금 부과 소식에 팬들이 성금을 기탁해 내겠다고 하는 등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박지수가 (군 문제로 인해) 단기 계약을 맺었지만,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도 보여줬다"라며 오심에도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강함을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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