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허문회 감독.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야수들의 경기 막판 투수 변신이 화제다. 이슈는 10일 대전 두산 베어스-한화 이글스전에서 비롯됐다. 이날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경기 막판 내야수 강경학과 외야수 정진호를 마운드로 올려 이목을 끌었다.

상황은 이랬다. 한화는 1-14로 뒤진 9회초 내야수 강경학을 투수로 투입시켰다. 이미 경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불펜진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강경학은 몸 맞는 볼과 볼넷, 적시타를 연달아 허용하면서 4실점했다. 그러자 2사 1·2루에서 강경학을 내리고 외야수 정진호를 마운드로 올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야수 2명이 연달아 투수로 투입되자 해당 경기는 많은 화제를 낳았다. 메이저리그에선 이러한 사례가 종종 있지만, KBO리그에선 그리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다음날인 11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도 이번 논란을 두고 입장을 밝혔다. 경기 막판 야수의 투수 변신을 적극 동조한다는 소신을 숨기지 않았다.

허 감독은 “나도 사실 이틀 전 경기에서 같은 고민을 했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면 야수를 올릴 생각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감독으로서 불펜투수는 최대한 아껴야 한다. 엔트리는 한정돼있지 않은가. 다만 우리가 크게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는 예의가 아니다. 또, 리드하고 있는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하니까 야수를 올리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고육지책이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속내도 밝혔다. 허 감독은 “만약 우리가 크게 이기고 있다면, 상대가 야수를 마운드로 올려도 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KBO리그에도 이러한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만약 롯데가 경기 막판 야수를 마운드로 올려야 한다면, 누가 먼저 선택받게 될까. 사령탑이 꼽은 1번 후보는 좌투좌타 외야수 추재현이었다. 허 감독은 “추재현이 학창시절 투수로도 뛰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추재현은 신일고 시절 야수와 투수를 병행한 경험이 있다. 특히 2~3학년에는 마운드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기기도 했다. 2016년에는 3승 평균자책점 1.71(21이닝 4자책점)을 작성했고, 2017년에는 2승 1패 평균자책점 3.75(24이닝 10자책점)를 기록했다. 물론 추재현의 깜짝 투수 변신은 특정 상황이 벌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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