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한맛은 가라! 코너 맥그리거가 매운맛 버전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천둥벌거숭이가 갑자기 신사가 됐다. 사랑하는 아들딸과 함께였기 때문일까? 코너 맥그리거(32, 아일랜드)는 지난 1월 더스틴 포이리에(32, 미국)와 2차전을 앞두고 '순한맛 너구리'가 됐다.

문제는 옥타곤 위에서도 '순한맛'이었다는 사실. UFC 257 메인이벤트에서 포이리에의 카프킥에 애를 먹다가 2라운드 펀치 연타를 맞고 TKO로 졌다. 추후 실현될 수 있는 매니 파퀴아오와 경기를 염두에 두고 복싱 스탠스로 포이리에를 상대했다가 된통 당했다.

맥그리거는 오는 7월 11일(한국 시간) UFC 264 메인이벤트 포이리에 3차전을 앞두고 마음가짐을 '리부트' 한다. 다시 '매운맛'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맥그리거는 지난 5일 트위터에 2013년 4월 5일 계체를 마치고 마커스 브리매지와 눈싸움했던 영상을 올리면서 "2013년 오늘, UFC 데뷔전 첫 계체를 했다. 대단한 여정이었다"고 썼다.

이어 "이 경기에서 내 종합격투기 12번째 KO승이 나왔다. (2014년 9월) 포이리에 1차전에서 12번째 1라운드 피니시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포이리에와 3차전은) UFC에서 12번째 메인이벤트가 된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위스키 '프로퍼 트웰브'를 연상시키는 숫자 12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UFC 데뷔전에 얼마나 집중했는지 회상했다.

"경기 8주 전, 체육관과 가까운 누나 아파트로 들어갔다. 일어나서 훈련하고 아파트로 돌아오고 밥 먹고 쉬었다가 다시 훈련하고 돌아오고 잠자리에 드는 걸 반복했다"며 "웬만해선 쉬지 않았다. 단 하루도, 일요일도 그랬다. 이번 경기를 이 방식으로 준비한다. UFC 라이트급 챔피언이 될 때는 이렇게 하지 않았지만, UFC 페더급 챔피언과 케이지워리어스 두 체급 챔피언이 될 때는 이렇게 훈련했다"고 말했다.

방심하지 않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였다.

▲ 코너 맥그리거는 2014년 더스틴 포이리에와 1차전에서 신경전을 걸었지만, 지난 1월 2차전에선 신사적으로 나왔다.

포이리에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는 맥그리거의 말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트위터로 "나 역시 이번 경기를 느슨하게 준비하지 않는다. 7월 11일 옥타곤 중앙에서 너와 부딪히겠다"고 응답했다.

맥그리거는 한 파이터에게 두 번 진 적이 없다. 2016년 네이트 디아즈 1차전 패배 후, 로킥을 준비하고 체력을 키워 2차전을 이겼다. 지고는 못 사는 악바리 근성이 빛을 발했다.

포이리에에게 또 지면 자칫 선수 생명에도 치명적일 수 있는 3차전에, 맥그리거는 사활을 걸었다. 예전처럼 말싸움을 시작했다.

포이리에의 메시지에 "그런 얘기를 들으니 좋다. 그러길 바란다. 지난번에는 경기 시작 30초 만에 뒤로 물러나다가 태클을 걸지 않았는가. 네가 원한다면, 난 시작부터 중앙에서 싸울 것이다. 너도 알잖아. 이번에는 여러 전술도 준비하겠다. 친구, 조만간 보자"고 답했다.

맥그리거는 엄청난 부를 거머쥐었다. 위스키 사업도 순항 중이다. '더 이상 헝그리 정신을 찾을 수 없다'는 평가가 뒤따르는 이유다.

이번엔 독기 가득한 '매운맛' 맥그리거로 등장할까? UFC에 데뷔했을 때처럼 다시 날카로운 야성을 드러낼까?

"진짜 맥그리거를 보게 될 것이다. 완전히 적응해서 포이리에를 박살 내겠다"는 '미스틱 맥'의 예언에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UFC 264에서 길버트 번즈와 스티븐 톰슨의 웰터급 경기도 펼쳐진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이 대회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아레나에서 열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스포티비 나우와 스포티비 온에서 독점 생중계된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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