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이재학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다시는 그런 아픔을 겪고 싶지 않아서 마음을 더 독하게 먹었어요."

올겨울부터 NC 다이노스 투수 이재학(31)을 지켜본 이들은 '절치부심'이라는 말을 자주 꺼냈다. 이동욱 NC 감독부터 동료 선수들까지 하나 같이 "이재학이 열심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학에게 2020년은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한 해였다. 19경기 5승6패, 90⅔이닝, 평균자책점 6.55로 부진하며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2013~2016년, 2019년까지 5차례나 10승 투수로 활약했던 이재학에게 걸맞지 않은 성적표였다. 자연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NC가 창단 첫 통합 우승이라는 역사를 쓰며 축배를 들 때 이재학은 함께 기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를 갈았다. 이제 이재학에게 당연한 자리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선발 경쟁에 나설 준비를 철저히 했다. 
간결하게 투구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훈련했다. 이재학은 "지난해에 보니까 투구 폼에서 공이 늘어지는 느낌이 들었고, 공이 느려지기도 했더라. 간결하고 부드럽게 만들려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결과나 데이터가 좋게 나와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이어 가려 한다"고 말했다.  

냉정하게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재학은 "지난해는 체인지업뿐만 아니라 직구도 밋밋하고 힘이 없었다. 직구와 체인지업을 구분하기 어려운 게 장점이었는데, 내가 던지면서도 구분이 될 정도로 안 좋았다. 그래서 (전처럼) 똑같이 느낄 수 있게 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학은 7일 두산 베어스와 연습 경기에서 첫 실전 점검에 나섰다. 올겨울 준비한 변화를 직접 확인하는 무대라 이 감독도 기대감을 안고 지켜봤다. 이재학은 2이닝 무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지난울 흘린 땀을 보상 받았다. 이제 한 경기로 볼 수 있지만, 첫 단추를 잘 끼운 만큼 앞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은 계기가 됐다. 

이재학은 "아무래도 지난해 워낙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처음으로 그런 시즌을 보내봤다. 다시는 그런 아픔을 겪고 싶지 않아서 마음을 더 독하게 먹고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려고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생각하고 준비한 것들이 좋은 결과와 데이터로 나와서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전에는 자리를 보장받고 있었다면, 올해는 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 현실을 직시해서 경쟁에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팀이 올해 마지막에 또 좋은 결과를 낼 때는 같이 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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