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태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잘됐으면 더 좋았을 텐데, 잘 안 되나 봐요."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인태(27)는 지난해 스스로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인 77경기에 출전하며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타율 0.202(84타수 17안타), 1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막바지 대타로 1~2타석 찾아오는 기회를 온전히 다 살리기는 쉽지 않았다. 

김인태는 "감독님께서 대타로 기회를 많이 주셨다. 조금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면 팀이 더 높은 곳(순위)에서 (포스트시즌을) 시작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더 높은 곳에서 시작하면 팀 성적도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 다른 팀이 우승하는 것을 처음 지켜봤는데 그게 가장 아쉽더라"고 이야기했다. 

노력했기에 아쉬운 마음은 컸다. 대타 요원으로 제대로 뛴 첫 시즌이라 시행착오도 있었을 것이다. 김인태는 "대타는 주로 불펜을 상대한다. 나름대로 상대팀의 영상을 많이 보려고 하고, 타석을 준비할 때 마운드에 있는 투수들이랑 리듬이나 타이밍을 맞춰보기도 했다. 대기 타석에서도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이다. 영상을 일단 많이 보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나름대로 하긴 하는데 잘 안 되나 보다. 잘됐으면 더 좋았을 텐데 잘 안 되나보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해도 김인태를 우선 대타 요원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재환-정수빈-박건우가 버티는 외야에 당장 김인태의 자리를 보장해주긴 어렵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SSG 랜더스로 FA 이적한 최주환처럼 일단 대타로도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뒤 주전으로 도약하는 기회를 노리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다. 

김인태는 "이도형 코치님, 강동우 코치님께서 대타로 나갔을 때는 첫 번째 스윙에서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하셨다. 한 경기에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게 대타다. 첫 번째 스윙에 집중하려 노력하고 있다. 대타는 나갔을 때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 더그아웃에서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자리에 나가든 내가 잘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 잘해야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거니까. 내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는 거니까"라고 강조했다. 

김인태는 두산이 2013년 1라운드 4순위로 지명한 최고 유망주였다. 타격 재능은 확실하다는 평가 속에 수비 안정감을 더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그렇게 벌써 9년째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다. 이제는 유망주로 불리기는 조금 많은 나이가 됐고, 후배들도 제법 많아졌다. 올해 각오를 더욱 단단히 다진 이유다. 

상심이 컸던 지난해를 뒤로하고 분위기를 바꿀 큼지막한 한 방을 날렸다. 김인태는 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연습경기에서 0-2로 뒤진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신민혁에게 우월 홈런을 뺏었다. 볼카운트 1-0에서 가운데로 몰린 시속 142km 직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두산의 답답한 공격이 이어진 가운데 단비 같았던 비거리 125m 홈런이었다. 

두산은 이날 1-5로 졌지만, 김인태는 일단 자신감을 되찾을 좋은 타구를 기록했다. 지금부터 하나씩 하나씩 김인태의 존재감을 각인시킬 타구를 생산해 나간다면, "팀에 피해를 주지 않고 경기에 나갈 때마다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이뤄지지 않을까.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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