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8억원을 포기한 FA 소박의 주인공 LG 김용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차명석 단장은 구단 초고위층 인사지만 코치 경력이 길었던 만큼 선수들과 관계가 돈독하다. 특히 투수 임찬규, 내야수 김용의와 '톰과 제리' 케미스트리를 자랑(?)한다. 

겉으로는 티격태격하는 사이 같지만 사실은 깊은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야구 선배이기도 하다. 데뷔 13년 만에 FA 요건을 갖춘 김용의가 자격 신청을 놓고 협상 상대방인 차명석 단장과 상담을 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김용의는 "100억 원대 계약 아니면 FA 안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사실 자신이 시장에 나가도 괜찮을지 고민했었다. 차명석 단장과 대화 끝에 FA를 신청하기로 했고, 구단은 계약금 1억 원, 연봉 1억 원이라는 상징성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 김용의는 남은 98억 원에 대해 "그건 옵션이다. 단장님에게 남은 98억 원은 어떻게 주실 거냐고 했다. 내가 못 벌면 결혼하고 자식들이 벌던가 뭐…"라고 농담으로 넘겼다.

▲ 차명석 단장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지난 13년 동안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은 6번뿐이고, 주전에 가까운 위치에 있던 시즌은 2년뿐인 김용의지만 노력만큼은 누구보다 많이 했다. KBO리그 선수들의 유일한 고정 휴일 월요일마저 잠실야구장 '닭장(배팅 케이지)'에서 방망이를 휘두르고 간다.

차명석 단장은 한 유튜브 채널에서 그런 김용의에 관해 "30대 중반 선수가 지금 친다고 실력이 얼마나 늘겠나. 내가 보기에는 후배들에게 자극이 되려고 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용의는 "후배들에게 앞으로 가야 할 방향, 문화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선수들에게도 누구에게도 의도를 말한 적이 없는데 단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보면서 '내가 단장님 손바닥 안에 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김용의와 함께 하는 후배들도 있다. 김용의는 그 후배들의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부족하다 싶으면 월요일에도 나오는 선수들이 있다. 직접 고맙다고 말하지는 않았어도 도와주고 싶고 고맙다. 더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간다. 선후배 관계가 아니라 선수로서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커진다"고 밝혔다.

올해로 한국 나이 37살, 어제와 오늘이 다른 나이다. 김용의는 "워밍업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는데 움직임은 떨어지지 않은 것 같다. 이제 좀 농담 식으로 내 전성기는 나이가 아니라 몸상태가 기준이라고 한다. 아직 운동능력이 많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구단 판단하에 지도자 쪽 생각하셨다면 계약 안 해주셨을 것이다. 선수로서 필요하다고 보셨을 거다"라며 올해도 열심히 다음 베이스로 달리겠다고 선언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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