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구단 역대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념하는 SK 와이번스 선수단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2021년 1월 25일. 야구계가 기억할 역사적 사건 2개가 터졌다. 

하나는 2000년대 후반 명문 구단 반열에 오른 SK 와이번스의 매각설이다. 한 매체는 이날 오후 재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SK텔레콤이 와번스 야구단을 신세계 이마트에 매각한다'고 알렸다.   

신세계그룹은 이와 관련해 "SK텔레콤과 프로야구를 비롯해 한국 스포츠 발전 방향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상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고, SK텔레콤도 이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구단 공식 발표는 이르면 26일에 이뤄질 전망이다.

SK 선수단은 다음 달 1일 제주도 서귀포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핵폭탄'을 맞았다. 구단 고위 관계자를 비롯한 프런트는 물론 감독, 코치진, 선수들도 이런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9위에 머문 뒤 프런트와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 만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상황에서는 힘이 빠지는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SK라는 대기업이 모기업으로 버티고 있고, 경영난이나 재정난과 거리가 먼 가운데 결정된 일이라 충격은 더욱 커 보인다. 야구계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야구단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이야기는 줄곧 있었지만, 인수 구단이 SK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SK는 KBO리그 역대 9번째로 창단된 구단이다. 2003년 3월 인천을 연고지로 창단해 지난해 20주년을 맞이했다. 20년 동안 12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8번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고, 4차례 우승(2007, 2008, 2010, 2018년)을 차지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역사를 쓰며 'SK 왕조'로 불리기도 했다. 이제 'SK 왕조'라는 수식어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 KBO 역대 2번째로 연봉조정을 신청해 승리한 kt 위즈 투수 주권 ⓒ 연합뉴스
다른 하나는 kt 위즈 투수 주권(26)의 '승전보'다. 주권은 KBO 역대 2번째로 구단과 연봉 조정 싸움에서 승리했다. 2002년 류지현(50) 이후 19년 만이다.  

KBO 연봉조정위원회는 kt가 제시한 2억2000만 원보다 주권이 요구한 2억5000만 원이 더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주권은 지난해 연봉 1억5000만 원에서 1억 원 인상된 금액을 받는다.   
   
주권의 싸움은 절대 쉽지 않았다. 1982년 KBO 출범 후 지난해까지 20차례 열린 조정위원회에서 구단이 19차례 승리했다. 구단이 절대 우위인 싸움, 또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온 가운데 선수가 거둔 승리라 의미가 있다. 향후 선수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연봉조정신청 제도를 이용하는 발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해에 다 일어나기도 힘든 일이 하루에 한꺼번에 벌어졌다. SK와 주권에게 2021년 1월 25일은 전혀 다른 의미겠지만, 역사는 이 둘을 함께 기억할 것이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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