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과적으로 최주환이 해당 유니폼을 입고 뛰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가 최주환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영입하자 팬들은 등번호 ‘53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유니폼은 입을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SK 와이번스가 매각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한 매체가 보도한 와이번스의 매각은 사실로 확인됐다. SK 계열사의 고위 관계자는 “매각이 사실이다”라면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아주 세게 푸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매각에 대한 대체적인 합의는 지난 주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26일 공식 발표가 나올 예정이다. 매각 및 인수는 KBO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나 업계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가 와이번스를 인수한 것은 정 부회장의 의지, 그리고 유통 기업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영역의 비즈니스를 개척하겠다는 그룹의 전사적 전략 방안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중론이다. 다만 SK가 와이번스를 왜 팔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이 고위 관계자는 “야구단보다는 소외받는 스포츠를 지원하는 것이 모기업인 SK텔레콤의 가치로 보고 있다”고 매각 배경을 추측했다.

다만 와이번스 구단은 이번 매각 과정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오후 해당 보도가 나자 부랴부랴 모기업에 관련 내용을 확인했고, 모기업인 SK텔레콤에서 이를 부인하지 않자 ‘집단 멘붕’에 빠졌다. 심지어 선수단을 총괄하는 류선규 단장조차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류 단장은 보도 직후 통화에서 “구단은 아는 것이 없다”고 당혹스러워했다.

와이번스는 이번 사태의 모든 대응을 구단이 아닌, 모기업인 SK텔레콤으로 돌렸다. 그만큼 전혀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는 SK 팬들도 마찬가지다. SK 팬들은 난데없는 매각에 충격을 토로하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를 기대하며 신세계를 환영하는 팬도, 와이번스를 매각한 SK에 비판적인 팬도 있다. 어쨌든 당분간은 혼란의 시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선수단이야 유지되겠지만 팀명은 당연히 바뀌고, 유니폼과 로고 또한 변경이 불가피하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으로 명명된 홈구장 이름도 바뀌어야 한다. 

SK는 21년 동안 인천을 지켰다. 삼미, 청보, 태평양, 현대로 이어진 인천 야구의 역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인천에 있었던 팀이다. 사실 굴지의 대기업인 SK가 야구단을 매각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팬들도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KBO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사실 신세계의 프로야구 진입 의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야구판에서 회자되어왔다. 하지만 막상 SK를 인수하자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캠프 시작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더 그렇다. 일단 최대한 빨리 KBO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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