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원기 신임 키움 히어로즈 감독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신임 감독이 취임 일성을 전했다.

키움은 21일 홍 감독과 계약기간 2년 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 원 등 총액 6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25일 열린 취임식에서 허홍 대표이사에게서 유니폼을 건네받아 착용한 홍 감독은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 주장 박병호에게 꽃다발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홍 감독은 현역 은퇴 후 2008년 히어로즈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한 뒤 2009년부터 1군 수비코치를 맡아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수석코치를 역임하며 오랜 기간 구단과 인연을 맺어왔다.

다음은 홍 감독과 일문일답.
-취임 소감은.
▲아직 많은 실감은 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영광스러운 자리고 부담스러운 자리가 맞는 것 같다. 부담을 빨리 떨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집중하도록 하겠다.

-감독 수락 과정은. 제의 받았을 때 느낌은.
▲11월 포스트시즌 끝난 뒤에 구단에서 연락이 와 1차 면담이 진행됐고 12월에 2차 면담을 했다. 마지막으로 지난주 토요일(23일) 허홍 신임 대표이사와 면담하고 그날 저녁 구단에서 연락을 받았다. 

-12년 동안 코치로 지내면서 어떤 걸 배웠나.
▲12년이란 세월이 길기도 한데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짧은 시간이기도 하다. 이 팀에서 오래 지내며 좋은 지도자분들도 많이 모셨고 많은 코치들을 만났다. 팀에 애착도 많이 가고 고향 같은 팀이다. 12년이라는 기간이 야구 인생에 있어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코치 지도와 감독 운영은 다른 일인데.
▲결정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구체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우리 팀은 시스템이 잘 정립돼 있어서 새로 부임한 코치와 미팅을 통해 짧은 시간이나마 준비를 잘 하겠다.

-감독 결정 후 선수, 코치들과 어떤 이야기 했나.
▲개인적으로 동생 같아서 개인적으로 연락을 다 했다. 축하 인사도 주고 받았고 그 외에는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런 부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하루 빨리 의견을 모아서 스프링캠프, 시즌 준비에 차질 없게 하겠다.

-코치 구성은 어떻게 결정했나. 수석코치는.
▲김창현 수석코치는 구단 측에 내가 건의를 했다. 지난해 수석코치를 하면서 수석코치의 중요성, 필요성을 느꼈다. 도움이 되고 공부가 되는 시즌이었다. 누구보다 객관적이고 다양성을 지닌 사람이 적합하겠다는 생각으로 김창현 수석코치를 건의했다. 프로야구 감독, 수석코치는 실과 바늘 관계인데, 다른 건 배제하고 내 일에 어떤 것이 필요한지 하나만 생각했다. 다른 팀이 하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에 대해 심도깊게 생각했고 구단도 내 생각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현재 팀 전력을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우리는 매년 포스트시즌 단골팀으로 좋은 성적을 유지해왔다. 지금 전력이 누구 하나 빠졌다고 해서 약해졌다거나, 유명한 외국인 타자가 돼서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족하다면 부족한 대로 다른 자원을 대체하고 준비해야 한다. 팀이 강하고 약한지는 준비 과정에서는 답을 내리기 어렵다. 캠프 기간 동안 선의의 경쟁,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강점을 부각시키고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게 하겠다.

▲ 2021 감독 고척 취임식 키움 홍원기 히어로즈

-2014년, 2019년 우승이 좌절된 이유는.
▲1년 144경기를 길게 내다보는 시즌 운용과 포스트시즌을 위한 운용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144경기는 3등분으로 나누고 싶다. 48경기는 이기고, 48경기는 진다면 나머지 48경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즌 결과가 나온다. 48경기는 선수들이 잘 준비하면 이길 수 있다. 중요한 건 지는 48경기다. 잘 져야 긴 시즌을 결승점까지 잘 도달할 수 있다. 시즌을 잘 관리하고 지치지 않아야 포스트시즌 결과도 좋게 나오는 것 같다.

-비시즌 기간 김하성이 미국 진출을 했고 김상수도 떠났다. 임병욱도 상무에 입대하면 빈 자리 어떻게 메우나.
▲김하성이 진출한 것은 진심으로 축하하고 히어로즈에서 10년 넘게 고생한 김상수도 팀의 리더로서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고생이 많았다.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고 하고 싶다. 임병욱은 정말 안타까운 선수고 군 문제 해결한 뒤 건강하게 돌아왔으면 한다. 
매년 우리 팀은 많은 선수들이 이적을 했다. 보강보다는 유출이 많은 팀이었다. 선수들의 공백에 대한 걱정보다는 새로운 선수들의 희망이 더 많아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김하성의 공백은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보이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통해 빈자리를 충분히 메워주리라 생각한다. 

-장타력 아쉬움을 풀 구상은.
▲어려운 질문이다. 훌륭한 선수가 필요하다. 팀 컬러로 시원한 야구, 장타를 원하는 야구를 원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박병호도 있지만 장타가 아닌 세밀한 부분에 좀 더 초점을 맞춰 현 상황에 맞는 강점을 극대화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장타를 칠 선수들이 필요할 때 능력을 끌어올려주는 것은 코치들의 임무다. 선수들의 장점은 캠프를 통해 다시 정립해서 코치들과 상의하겠다.

-외국인 타자에 대해 구단과 이야기했나.
▲서두르지 말아달라고 했다. 서두르면 일이 꼬일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하게 검증해서 확실하게 팀과 어울릴 수 있는 선수를 택해 개막 전까지 합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구단도 최대한 맞춰주겠다고 약속을 받았다. 수비보다는 파워히팅, 클러치 히팅에 장점을 가진, 공격에 중점을 둔 선수를 택해달라 요청했다.

-선발 로테이션 고민했나.
▲요키시가 1선발이 될 것이고 최원태, 이승호 등 좋은 선발 자원이 있지만 안우진을 비롯해 좋은 선수들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선발진을 준비시키겠다.

-포수 전담제는.
▲투수의 안정감, 호흡이 장점이지만 너무 전담제를 하다보니 변수가 생겼을 때 대처가 힘들더라. 전담제를 유지하면서 변수에 대처하는 게 내 몫이다.

-신인 장재영 활용 방안은.
▲솔직히 이야기하면 아직 이 선수에 대해 잘 모른다. 얼마나 훌륭한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 똑같이 히어로즈에 입단했기 때문에 잠재력, 실력은 아마추어와 프로가 다르다. 굉장히 부담도 많을 것이다. 깨끗한 도화지에서 하나 하나 천천히 그려볼 생각이다. 캠프를 통해 제일 어울리는 옷을 입히겠다

-캠프에서 키플레이어로 꼽는 선수는.
▲감독도, 대표이사도 처음이기 때문에 선수들도 포지션을 정하고 준비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그린다는 생각으로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도록 노력할 것이다. 캠프에서 많은 것들이 결정될 것 같다. 

-선수들에게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말은.
▲우리 팀이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리다. 어린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빠른 시간 내에 이뤄졌다. 매번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감정 분리'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감정 통제하는 것이 제일 큰 역할이다. 야구장에서 나오는 플레이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조언해줘야 할 것 같다. 감정을 잘 통제할 줄 알아야 좀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다.

-경영 관여에 대해 구단에 요청한 게 있나.
▲어떤 시선을 가지고 우리 팀을 바라보시는지 반문하고 싶다. 프런트 야구는 공생 관계라고 믿고 있다. 프런트가 할 부분, 현장이 할 부분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다. 서로 도움을 받으면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여는 어느 팀이나 있지만 표시가 나서는 안 된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분명히 있다. 그 부분은 명확하게 하겠다고 하셨다. 프런트의 외압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셨다.

-임기내 이것 하나만은 이루고 싶은 게 있나.
▲2008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히어로즈로 넘어오면서 역경과 풍파도 많았지만 KBO리그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나 스태프들이 어디 가서 히어로즈 일원이라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을 만큼 팀의 가치를 높일 수 있게 하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하는 팀이 될 수 있게 하게끔 주춧돌이 되고 싶다.

-'나의 야구'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야구 인생 30년 가까이 됐는데 '희생'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썼다. 선수들에게도 희생을 많이 강조할 것이다. 야구는 나혼자가 아닌 여럿이 하는 스포츠다. 야구 유니폼을 입든 벗든 희생을 강조하면서 가슴에 새기고 임하겠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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