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제목만으로 마음을 치는 영화들이 있다. 비장한 한 문장의 제목을 내세운 이 영화도 그렇다. 영화의 주제이자 중요한 대사이기도 한 이 한마디는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위태로운 불안의 시대 그 울림은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회사에 몸 바친 지 7년, 하지만 이른바 '면벽' 근무라는 노골적인 퇴직 종용을 벼텨낸 회사원 정은(유다인)은 결국 지방 하청업체에 파견된다. 알아서 관두라는 해고 통지나 다름없다. 1년만 버티리라 이 악물고 출근했건만 그녀의 자리는 없다. 송전탑 보수 관리가 주업무인 하청업체도 그녀가 마땅치 않기는 마찬가지. 매일 팩소주를 들이키며 버티던 정은은 구제 방법을 알아보는 한편 현장업무를 자처하지만 철탑 위에 발 한 걸음 올리기가 쉽지 않다. 송전탑 수리공으로는 자식들 건사하기가 모자라 쓰리잡 알바를 뛰는 막내(오정세)가 그의 파트너가 된다.
영화는 극한의 상황에 내몰린 한 노동자의 처지를 담는다. 여성 사무직 노동자였던 정은은 직장에서 밀려 어느 하나 익숙지 않은 남성들의 세계, 위험천만한 현장에 내몰린다. 바라만 봐도 아찔한 철탑은 고소공포증과 트라우마가 더해져 한 걸음 올라가기조차 어렵다. 가만히 있으면 있는 대로 해고당하고, 애쓰면 애쓸수록 비웃음을 사는 처지. 심지어 나의 존재가 열심히 일하던 동료를 위협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기로 한다. 회사가 동료가 세상이 자신을 해고하더라도 자신만은 스스로를 놓지 않기로 한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정인이 처음으로 철탑에 오르는 장면이다. 카메라는 멈춰서 정인을 비춘다. 막내가 올려놓은 자동차키에 가까스로 손이 닿은 정인은 멈추지 않는다. 기어코 오르고 또 올라 화면 밖으로 나아간다. 정인의 가쁜 숨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영화는 정인이 철탑에 오르는 데 '성공'하거나 동료의 '인정'을 받는 해피엔딩을 향해 가지 않는다. 스스로의 '사람됨'을 입증하기 위한 그녀의 걸음은 마지막 엔딩과 맞물려 더욱 뭉클하게 다가온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단순하고도 풍성하다. 제목처럼 메시지를 향해 직진하지만, 여성과 남성, 원청과 하청, 노동자와 노동자의 관계부터 고용불안과 위험의 외주화까지 노동을 둘러싼 문제를 넓은 시선으로 설득력있게 담아낸다. 감전과 추락의 위험이 늘 도사리는 송전탑은 불안에 시달리는 정인이들의 처지 자체이기도 하다. 이를 담는 카메라는 퍽 단조롭지만, 그래서 생기는 강렬한 순간이 있다.
배우들의 호연은 특히 큰 몫을 한다. 유다인은 믿음직한 배우다. 파리하지만 누구보다 단단하며 결코 만만찮은 여성인 정인을 놀랍도록 단단한 연기로 그려내며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이끈다. 개성 만점 연기로 어느덧 대세에 등극한 오정세는 차분하고 따뜻한 인물로도 묵직한 존재감을 드리운다.
지방 현장으로 부당 파견돼 치욕을 겪으면서도 결국 버텨낸 중년 사무직 여성의 이야기를 기사로 접하고 영화를 기획했다는 이태겸 감독은 "직업이란 생존이구나 하는 질문과 깨달음은 정서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가 스스로를 해고해야 하나 고민에 빠진 세상의 정인이들에게 한줌 응원이 될 수 있기를. '나, 다니엘 블레이크', '미안해요 리키'를 수입배급한 영화사진진이 배급과 투자를 맡았다.
1월 2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1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관련기사
- '조수용 카카오 대표♥' 박지윤, 엄마 된다…결혼 2년 만에 임신[종합]
- 설현, 6개월 만에 SNS 재개…"진실 밝혀질 때까진 오랜 시간이" 의미심장 글
- '이종혁 아들' 이준수, 악의적 외모 비하에 불쾌 "이런 글 올리지 마"
- 이윤지 둘째딸, 엄마 잡는 2살…째려보는 모습이 ♥의사 아빠 똑닮았어
- 고소영, 50세 애둘맘인데 리즈시절보다 예쁘네…♥장동건은 좋겠다
- 리사킴-유난희, 두번째 컬래버레이션
- 이상우, 사랑꾼 아니랄까봐…♥김소연 위해 '펜트하우스' 시즌2 특별출연[공식]
- 있지, 22일 데뷔 후 첫 영어 앨범 발표…글로벌 활동 시작
- '싱글맘' 박은혜, 잘 큰 쌍둥이 아들 사랑에 울컥…"엄마 지켜주겠다고"
- '시지프스' 박신혜 "평소 좋아하던 조승우 선배님, 작품서 만나 너무 좋아"
- '황바울♥'간미연, 강아지 천원에 입양 보냈다해 누리꾼 기겁한 해프닝
- 영화계·공연계 "문화산업이 존폐 위기에…보호책 절실" 공동성명[전문]
- 한지혜, ♥검사와 10년만에 임신…허리 아파 제주바다 산책 "괭쇙이모자반 많네"
- 에이미, 1600만원 명품 가방에 '금수저' 재조명…미국 병원장 할아버지[종합]
- 신사동호랭이X엘리, 트라이비 데뷔음반 공동 프로듀싱
- '우이혼', 출연자 악플자제 호소 "큰 용기낸 출연진, 상처받지 않도록"[전문]
- '♥이범수' 이윤진, 자녀들 방 리모델링…집이야 갤러리야 '으리으리'
- "열심히 안하진 않았겠죠" 유재석, 개그프로 폐지된 후배에 건넨 위로[종합]
- 신정환, 아들은 ♥12살연하 아내 닮았나…속눈썹 부자 5살 왕자님
- '빈센조' 송중기, 이탈리아 마피아로 돌아왔다 '치명적 블랙슈트 비주얼'
- 고지용 아들 승재, 의사엄마 유전자 실화냐…영어책 읽는 8살이라니
- 강다니엘, 오는 2월 컴백…'국민센터'의 귀환[공식입장]
- '아이' 김향기 "나와 닮은 캐릭터, 의문이 들지 않았다"
- '아이' 류현경 "나는 김향기 찐팬…짤 '줍줍'하며 '덕질'했다"
- 정준호♥이하정 딸 유담, 18개월에 완성형 비주얼 '인형인 줄'
- 티아라 효민, 대체 얼마나 마른거야…툭 치면 부러질듯한 '젓가락 다리'
- 양준일, 저작권법 위반 고발에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흠집내기"[전문]
- '아이' 류현경 "미혼모 연기 위해 정인‧조정치 둘째 돌봤다…육아는 위대한 일"
- 강원래 '방역 꼴등' 발언 사과 "정치적으로 해석돼 아쉽다"[전문]
- '아이' 류현경 "염혜란, 오래 알았던 언니 느낌…경이로웠다"
- '60세' 서정희, 변호사 딸 10평집에 영역 표시…"전 서열 4위니까요"
- 김향기X류현경, 위로의 '아이'…"'우아한 거짓말''증인' 잇는 '치유 3부작'"[종합S]
- '미스트롯 콘서트' 기획사, 제작비 미지급에 "해결 노력 중…회피 NO"[공식입장]
- 비아이 사내이사 이유 있었다…아이오케이, 보이그룹 론칭[공식]
- '원스어게인' 이후림, 박력 넘치는 포옹…짜릿한 삼각관계 형성
- 송해, 세상 떠난 아들 떠올리며 눈물 "가수되는 것 극구 반대했다"
- '권상우♥' 손태영, 42세 '애둘맘'의 171cm 레깅스 각선미…"마음 챙김 필요"
- 그리 "아빠 김구라 여자친구, 너무 예뻐…누나라고 부른다"('땅만빌리지')
- '-11kg' 박봄, 인형 비주얼 유지 중인 근황 "오늘 바로 찍음"
- 오류 공개하고 데이터 폐기…지켜보니 달라진 엠넷[이슈S]
- 마이노스, 23일 신곡 'SONIM' 발표…자전적 이야기로 초고속 컴백
- 허경환, '서울시장 출마' 허경영 언급 "전 능력이 없다, 내 눈도 바라봐"
- '42세 애셋맘' 이요원, 재력가 사모님이 이래도 되나…"셀카 잘만 찍는구만"
- '들러리만 15명'…김영희, 초호화 '베프'군단과 웨딩화보
- 영앤리치레코즈, 창립 2주년 기념 싱글 '더 머니팀' 오늘(21일) 공개
- 뉴키드 우철, 첫 단독 화보 공개…스무살의 성숙미
- 아이유가 픽한 그 가수…체리비, '런온' OST '살랑살랑' 부른다
- 이영애, 탐정으로 안방컴백? "'경이로운 구경이, 제안받은 작품"[공식입장]
- '로건리' 박은석, '나혼자'에 떴다…양평 전원 하우스 최초 공개
- '강경준♥'장신영, 2개월만에 공개한 근황…두 아들 키워도 예쁜 38세
- [단독]JTBC, 설 특선영화로 TV최초신작 연속방영…'반도'→'강철비2'
- "내용 유출 막아라"…'펜트하우스 시즌2', 스포일러와 전쟁 중
- '헬플' 독설 벼르던 강레오, '인간통역기' 신세로 "이게 아닌데" 진땀
- 이세미 "♥민우혁, 공연·행사 모두 취소돼 육아달인 민선생 됐다"
- 이지아 "'펜트하우스' 칼 맞고 죽는 엔딩 몰라, 대본 보고 화났다"('컬투쇼')
- 치타-남연우, 열애 3년만에 결별…"바쁜 스케줄로 멀어져"[공식]
- 류이서, 볼수록 놀라운 연예인급 비주얼…'♥전진'이 어떻게 안 반하겠어
- 백종원♥소유진 막내딸, 24억 집에 사는 4살 공주…머리 볶으니 귀여움 2배
- '컬투쇼' 양준혁, 19살 어린 박현선에 5번 차였지만 "현재 동거중"[종합]
- 현아, 28일 새 앨범 '아임 낫 쿨'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