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연봉조정신청을 앞두고 있는 최지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지만(30·탬파베이)은 2020년 시즌이 끝난 뒤 생애 최초 연봉조정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협상은 순탄하지 않았다. 최지만이 245만 달러를 요구한 반면, 탬파베이의 제시액은 185만 달러에 그쳤다.

이제 최지만의 2021년 연봉은 두 가지 방식으로 결정된다. 우선 연봉조정위원회에 가기 전 중간 지점에서 타협을 하는 방식이다. 중간치는 215만 달러다. 210~220만 달러 정도에서 합의에 이를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극단적이다. 연봉조정위원회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다. 조정위원회는 어느 한쪽의 손만 들어준다. 이 경우 최지만의 2021년 연봉은 185만 달러 혹은 245만 달러다.

어떤 방식을 택할지는 모른다. 그래도 '박봉‘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최지만의 지난해 연봉은 85만 달러였다. 올해는 최소 185만 달러를 확보했다. 마이너리그부터 10년 동안 눈물 젖은 빵을 먹었던 최지만이다. 그간의 노력을 조금이나마 보상받는 한 해가 될지 모른다.

다만 박봉에서 벗어나는 것과 별개로 탬파베이를 떠날 시기도 조금씩 다가오고 있을지 모른다. 연봉조정에서 생기는 앙금 때문이 아니다. 탬파베이의 구단 운영 스타일 때문에 그렇다. 

탬파베이는 리그를 대표하는 스몰마켓 구단이다. 그 스몰마켓 구단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팀이기도 하다. 그들은 매년 3000~5000만 달러 정도의 연봉을 가지고 험난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를 버틴다. 팀 연봉 1억 달러 이상의 팀들이 수두룩하는 것을 생각하면 ‘저비용 고효율’임은 분명하다.

선수의 경력이 쌓일수록, 연차가 쌓일수록 연봉은 오르기 마련이다. 탬파베이는 그런 선수를 잘 트레이드하는 팀으로 유명하다. 당장 크리스 아처, 올해 블레이크 스넬 등 팀의 에이스들이 모두 트레이드로 떠났다. 팀 연봉이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연봉 파이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대신 이들을 트레이드하는 대가로 받은 유망주들을 또 키운다. 그 유망주들이 커 주축이 되고, 다시 몸값을 감당할 수 없을 시점 트레이드한다. 

탬파베이의 구단 역사는 이 과정의 되풀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팀에서 7~10년 이상을 뛴 프랜차이즈 스타가 거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도 스넬을 팔며 긴축 정책을 이어 갔다. 탬파베이의 2021년 확정 연봉은 약 4374만 달러로 리그 28위다. 리그 평균(약 1억330만 달러)에 절반도 안 된다.

최지만은 올해 200만 달러 안팎의 연봉을 받게 될 것이고, 지금의 활약이라면 연봉조정 2년차에는 300만 달러 벽을 돌파할 수도 있다. 올해 기준으로 탬파베이에서 연봉 300만 달러 이상의 선수는 딱 5명이며, 그나마 쓰쓰고 요시토모(700만 달러)의 계약을 내년에 끝난다. 탬파베이에서 연봉 ‘TOP 5’ 선수는 항상 트레이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최지만의 탬파베이 생활은 서로가 만족스럽지만, 비즈니스는 또 별개의 문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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