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은 이적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분명 이적시장에서 ‘살아있다’라는 것을 보여준 신호였다. 그러나 승자는 아니었다. 토론토의 오프시즌 성과는 여전히 빈손이다. 자칫 잘못하면 에이전시의 ‘호구’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ESPN 등 현지 언론들은 뉴욕 양키스와 내야수 DJ 르메이휴(33)가 6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16일(한국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정교한 타자 중 하나인 르메이휴는 2019년 양키스로 이적한 뒤 장타력까지 부쩍 좋아졌다.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4위 내에 입성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 중이다. 양키스는 르메이휴를 지키길 원했고, 끝내 6년 계약을 안기며 뜻을 이뤘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소식이 더 있었다. 바로 토론토 또한 르메이휴를 원했고,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는 이야기다. MLB 대표 소식통인 존 헤이먼은 “토론토가 르메이휴에 4년 7800만 달러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연 평균 1950만 달러 수준으로, 오히려 양키스의 제안(연 평균 1500만 달러)을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해 ‘에이스’ 류현진에 투자한 4년 8000만 달러와 맞먹는 숫자다. 큰 마음을 먹었다는 뜻인데 그럼에도 르메이휴는 양키스를 선택했다. 

자신의 전성기를 만든 팀에 대한 애착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른바 ‘홈 디스카운트’다. 여기에 세금 문제 등 복잡한 사안이 얽혔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초 4년 이상의 계약을 주길 꺼려했던 양키스의 태도를 ‘토론토의 오퍼’가 바꿨을 가능성도 다분하다. 르메이휴를 잡기 위해 토론토보다 뭔가 나은 구석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6년 계약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토론토는 르메이휴만 좋은 일을 한 셈이 됐다. 게다가 아직까지 이적시장에서 이렇다 할 보강을 만들지 못했다. 로비 레이와 1년 800만 달러에 재계약한 게 사실상 전부다. “돈을 써 전력을 보강하겠다”는 프런트의 자신감과 함께 오프시즌을 시작했으나 아직은 성과물이 없다. 김하성, 스가노 도모유키, 르메이휴 모두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다 놓쳤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짐 보든도 16일(한국시간) 오프시즌 중간 점검에서 토론토에 C등급을 매겼다. 요란했지만 정작 성과는 없었다는 이유다. 오히려 오프시즌의 가장 큰 계약은 마크 샤피로 야구부문 사장의 5년 재계약이었다고 했다.

다만 르메이휴 제안에서 토론토가 수중에 돈을 어느 정도는 들고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아직 시장에는 트레버 바우어, 조지 스프링어, J.T 리얼무토 등 토론토와 끊임없이 연계되는 선수들이 남아있다. 칼럼니스트인 존 모로시 또한 "르메이휴를 놓쳤으나 바우어, 스프링어, 리얼무토와 연결을 이어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확실한 한 방이 없으면 이용만 당하는 들러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토론토의 ‘한 방’이 어느 선수에게 향할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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