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와 달리 토론토는 아직 류현진(사진)의 짐을 덜어줄 만한 선발투수를 영입하지 못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토론토는 2020-2021 메이저리그(MLB) 오프시즌의 주인공이 될 것 같았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고무된 수뇌부는 ‘영입’을 공언했다. 사실상 “돈을 풀겠다”는 메시지에 팬들의 기대치는 한껏 치솟았다.

온갖 선수들이 토론토와 다 연계되기 시작했다. 마치 해당되는 선수 중 몇몇 선수를 선별해 쇼핑할 태세였다. 그러나 1월 중순으로 향하는 지금도 토론토는 이렇다 할 ‘빅사이닝’이 없다. 좌완 로비 레이와 1년 800만 달러에 재계약한 게 사실상 돈 드는 영입의 전부였다. 그마저 1000만 달러 미만이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올해는 재정 상황이 어렵다”고 한 발 물러났으면 모를까, 이런 토론토의 행보에 팬들은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절차를 거쳐 MLB 진출을 타진한 스가노 도모유키도 놓쳤다. 관심은 있었지만 요미우리의 제시액(4년 총액 4000만 달러 상당 추정)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러자 팬들도 들고 일어났다. 팬 칼럼니스트들의 집합소인 ‘팬디사이드’는 10일 토론토의 오프시즌 행보를 두고 “지금까지는 루저”라고 직격했다. 내용도 혹평 일색이었다. 

토론토의 영입 1순위는 외야, 그 다음은 선발 로테이션을 앞에서 이끌 만한 선수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포지션에 따라 3루수를 영입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점차 한정된 예산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임이 드러나고 있다. 만약 조지 스프링어와 같은 거물급 외야수를 영입한다면, 거기서 오프시즌을 그대로 닫아버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선발 눈높이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선발 최대어인 트레버 바우어 영입 가능성은 외견상 계속해서 떨어지는 추세다. 다나카 마사히로 이야기는 쏙 들어갔다. ‘토론토 선’ 등 현지 언론은 연간 1500만 달러 정도면 영입이 가능한 우완 제이크 오도리지까지 눈이 낮췄다. 물론 오도리지도 좋은 투수다. 그러나 ‘에이스’ 류현진과 더불어 강력한 원투펀치를 이룰 선수로 보기는 어렵다.

트레이드 조합도 나온다. 소니 그레이, 루이스 카스티요가 후보군이다. 신시내티와 트레이드 궁합이 맞는다는 이유다. 다만 토론토도 줘야 할 대가가 만만치 않다. 어느 트레이드나 그렇듯 위험부담은 있다. 한편으로는 로저스 센터(토론토의 홈구장)에서 시즌을 치를 수 있을지도 아직 명확하게 결정되지는 않았다. 지난해처럼 임시 구장을 쓰면 시즌 전체가 사실상 원정 떠돌이다. 구단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만약 토론토가 오프시즌을 빈손으로 마무리할 경우, 혹은 외야수 하나만 영입하고 끝나는 경우는 류현진 어깨에 실린 짐이 가벼워지지 않는다. 신예 네이트 피어슨은 2021년보다는 2022년 폭발에 기대가 걸리는 선수다. 태너 로어크, 레이, 로스 스트리플링 등은 ‘2선발’로는 약하다. 지난해 토론토는 류현진 말고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사례가 손에 꼽을 만했다. ‘류현진 원맨쇼’는 류현진에게나, 팀에나 썩 좋은 일은 아니다. 토론토가 혹평을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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