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삼이 상대 수비를 돌파로 뚫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맹봉주 기자] "(김)영환이보다는 오래 하고 싶습니다."

정영삼(36, 187cm)이 프로 입단 동기 김영환(36, 195cm)을 소환했다.

2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창원 LG의 프로농구 경기. 전자랜드는 이날 LG를 89-72로 크게 이기며 단독 4위에 올랐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꼽힌 정영삼이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정영삼은 이날 12득점 4어시스트 야투성공률 83%(5/6)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찬희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김낙현이 파울 트러블로 4쿼터 초중반 뛰지 못한 상황에서 정영삼이 전자랜드 공격을 지휘했다.

정영삼은 "내가 골을 더 많이 넣어야겠다는 욕심은 없다. (박)찬희와 (김)낙현이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오늘(24일)은 찬희가 빠지고 낙현이가 이른 시간 4반칙에 걸렸다. 때문에 평소보다 더 욕심을 가지고 공격했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잘 풀렸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번 시즌 정영삼은 전자랜드에서만 14년을 보내고 있다. 데뷔 13시즌 차 선수에도 평균 7.55득점 야투성공률 53.7% 3점슛 성공률 43.9%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는 중이다.

어느덧 은퇴가 멀지 않은 나이가 됐다. 은퇴는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있냐는 질문에 정영삼은 대뜸 "영환이보다 더 오래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다음 시즌까지 뛰면 전자랜드와 맺은 계약이 끝난다. 선수들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다. 오래 농구하고 싶다. 최대한 오래 해서 개인 커리어를 더 이어 가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정영삼이 김영환의 이름을 꺼낸 이유가 있다. 두 선수는 평소 절친한 사이로 유명하다. 한때 전자랜드에서 짧은 기간 한솥밥을 먹은 적도 있다.

▲ 신인 시절 전자랜드에서 함께 프로 데뷔를 준비한 정영삼과 김영환(맨 왼쪽부터) ⓒ KBL
2007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정영삼은 전체 4순위로 전자랜드에 입단했다. 김영환은 8순위로 대구 오리온스(현재 고양 오리온)에 지명됐으나 지명권 트레이드를 통해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두 선수는 신인 시절 비시즌을 함께 보냈다. 데뷔 전 김영환이 다시 부산 KTF(현재 부산 KT)로 트레이드 되며 같이 있던 시간은 6개월이 채 안 된다. 그럼에도 정영삼이 기억하는 김영환은 강렬했다.

"내 동기들이 다 잘하지만 그중 영환이가 기억에 남는다. 신인 때 잠시 전자랜드에 같이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훈련을 정말 열심히 하더라. 자극을 많이 받았다. 많은 걸 배웠다. 그때부터 나도 더 열심히 몸 관리를 하고 있다."

최근 김영환은 덩크슛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일 KT전에서 종료 직전 투핸드 덩크슛을 작렬한 것이다. 이는 2007-08시즌 데뷔 후 기록된 김영환의 첫 덩크슛이었다.

정영삼도 김영환의 덩크슛을 봤다고 했다. 20대 시절 정영삼은 프로 경기 중 덩크슛을 하는 몇 안 되는 국내가드였다. 수비수를 찢는 돌파 후 터트린 원핸드 덩크슛은 지금까지도 농구 팬들에게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정영삼은 김영환의 덩크슛에 대해 "오랫동안 림에 매달리더라. 빨리 좀 내려오지(웃음)"라며 "나도 예전엔 경기 중 덩크슛을 꽂기도 했다. 다시 덩크슛을 해볼까 생각했는데 안 될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스포티비뉴스=인천, 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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