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삼(36, 187cm)이 프로 입단 동기 김영환(36, 195cm)을 소환했다.
2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창원 LG의 프로농구 경기. 전자랜드는 이날 LG를 89-72로 크게 이기며 단독 4위에 올랐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꼽힌 정영삼이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정영삼은 이날 12득점 4어시스트 야투성공률 83%(5/6)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찬희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김낙현이 파울 트러블로 4쿼터 초중반 뛰지 못한 상황에서 정영삼이 전자랜드 공격을 지휘했다.
정영삼은 "내가 골을 더 많이 넣어야겠다는 욕심은 없다. (박)찬희와 (김)낙현이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오늘(24일)은 찬희가 빠지고 낙현이가 이른 시간 4반칙에 걸렸다. 때문에 평소보다 더 욕심을 가지고 공격했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잘 풀렸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번 시즌 정영삼은 전자랜드에서만 14년을 보내고 있다. 데뷔 13시즌 차 선수에도 평균 7.55득점 야투성공률 53.7% 3점슛 성공률 43.9%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는 중이다.
어느덧 은퇴가 멀지 않은 나이가 됐다. 은퇴는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있냐는 질문에 정영삼은 대뜸 "영환이보다 더 오래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다음 시즌까지 뛰면 전자랜드와 맺은 계약이 끝난다. 선수들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다. 오래 농구하고 싶다. 최대한 오래 해서 개인 커리어를 더 이어 가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정영삼이 김영환의 이름을 꺼낸 이유가 있다. 두 선수는 평소 절친한 사이로 유명하다. 한때 전자랜드에서 짧은 기간 한솥밥을 먹은 적도 있다.
2007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정영삼은 전체 4순위로 전자랜드에 입단했다. 김영환은 8순위로 대구 오리온스(현재 고양 오리온)에 지명됐으나 지명권 트레이드를 통해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두 선수는 신인 시절 비시즌을 함께 보냈다. 데뷔 전 김영환이 다시 부산 KTF(현재 부산 KT)로 트레이드 되며 같이 있던 시간은 6개월이 채 안 된다. 그럼에도 정영삼이 기억하는 김영환은 강렬했다.
"내 동기들이 다 잘하지만 그중 영환이가 기억에 남는다. 신인 때 잠시 전자랜드에 같이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훈련을 정말 열심히 하더라. 자극을 많이 받았다. 많은 걸 배웠다. 그때부터 나도 더 열심히 몸 관리를 하고 있다."
최근 김영환은 덩크슛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일 KT전에서 종료 직전 투핸드 덩크슛을 작렬한 것이다. 이는 2007-08시즌 데뷔 후 기록된 김영환의 첫 덩크슛이었다.
정영삼도 김영환의 덩크슛을 봤다고 했다. 20대 시절 정영삼은 프로 경기 중 덩크슛을 하는 몇 안 되는 국내가드였다. 수비수를 찢는 돌파 후 터트린 원핸드 덩크슛은 지금까지도 농구 팬들에게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정영삼은 김영환의 덩크슛에 대해 "오랫동안 림에 매달리더라. 빨리 좀 내려오지(웃음)"라며 "나도 예전엔 경기 중 덩크슛을 꽂기도 했다. 다시 덩크슛을 해볼까 생각했는데 안 될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스포티비뉴스=인천, 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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