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한 정조국이 아내와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임창만 영상 기자] '분유 캄프' 정조국(36)은 세 아이의 아버지다. 동시에 배우 김성은(37) 씨의 남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꽤 높은 편이다,

축구 선수라는 직업에서 삼남매와 아내는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도 "(은퇴가) 아직은 실감 나지 않는다. 선수 시절에는 이 시기가 휴가라 그렇다. 아내와 농담으로 내년 1월 월급이 들어오지 않아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했다"라며 웃었다.

이어 "(현재는) 아버지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몸이 힘들어서 오늘도 일찍 나왔다"라며 육아의 고통이 상당함을 절절하게 전했다. 이어 "그래도 마음이 행복하고 여유로운 것이 사실이다. 동계훈련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니까 먹을 것을 마음대로 먹는다. 내년 1월 월급이 들어오지 않아야 '아! 백수구나' 싶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인생의 고비마다 아이들과 아내는 분명 큰 힘이었다. 그는 "솔직히 가족을 생각하면서 좀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제가 힘들었을 때나 기뻤을 때 누구보다 제 편이 되어줬고 많은 힘이 돼줬다"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특히 결혼에 대한 깊은 감상을 전하며 "축구 선수 이전에 인간 정조국은 결혼 전과 후로 나뉜다. 지금까지 인생 살면서 가장 잘한 선택은 결혼이라고 말한다. 정말 고맙고 미안했고 그 누구보다 더 많이 눈물을 흘렸던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고 하고 싶다"라며 울먹였다.

쉽게 말을 잇지 못했던 정조국은 "앞으로 더 열심히 봉사하고 모시면서 살겠다. 아이들은 정말 좋아한다. 첫째도 많은 것을 봐왔다. 그동안 아빠가 수고를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둘째도 좋다고 한다. 셋째는 (어려서) 말을 하지 못한다. 몸은 힘들지만, 행복하게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생각이 든다"라며 가족애를 숨기지 않았다.

은퇴도 김 씨를 통해 고민하고 결정했다. 그는 "아내에게 너무 힘들다고 의사를 표현했었다. 그러자 '그럼 그만둬'라고 하더라. 저는 관두고 싶은데 아내는 아쉬워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담이지만, 공로상 받고 소감을 이야기할 당시 혼자 인터넷 동영상을 보면서 오열 했다고 하더라. 축구 선수 정조국의 큰 팬인 아내가 아쉬워한다. 그래도 제 의사를 존중해주고 이해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더 잘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스타 부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정조국은 "싸우기도 하고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고 있다. 다른 분들이 지켜보기에 좋은 영향력을 쌓으려고 한다. 우리 부부가 특별하고 그런 것은 없다. 저 역시 똑같이 아이들을 보면서 재미있게 살려고 한다. 다른 분들이 보기에 웃음이 나는 부부였으면 한다. 나름대로 아이가 셋이라 좋은 영향력을 끼치려 한다, 세 명은 힘들더라. 아! (이)동국이 형은 다섯 명인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되지 싶다"라며 웃었다.

2015년 겨울 FC서울에 방출된 뒤 광주FC를 선택해 2016년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던 정조국이다. 그는 "아들 한마디에 도전했다. 축구 인생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었다"라며 회상한 뒤 "왜 경기에 뛰지 않느냐고 물어보더라. 주변인도 아내도 모두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 변명해야 하는데 할 말이 없었다. 뒤돌아서서 아빠로서 정말 창피했다. 어디론가 숨고 싶었다. 많은 결심이 섰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모든 결정에 가족이 전환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임창만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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