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 투수 중 그나마 이적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용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1년 KBO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상대적인 야수 강세다. 대개 FA 시장에서 각 구단들이 더 많이 찾은 매물은 투수지만, 올해는 마땅한 선수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4명의 투수 FA가 있다. 현실적으로 이적 가능성이 떨어지는 선수도 있지만, 그와 별개로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더 좋은 값어치를 평가받을 수 있느냐는 높은 관심을 받는다. 향후 비슷한 투수들의 가치 기준이 될 수도 있기에 더 그렇다.

이번 투수 FA 시장의 굵직한 이름은 좌완 차우찬(33)과 유희관(34), 우완 이용찬(31), 그리고 옆구리 유형의 우규민(35)이다. 네 선수가 처한 현실은 조금씩 다르다. 차우찬과 우규민은 개인 두 번째 FA다. 유희관과 이용찬은 생애 첫 FA다. 네 선수 모두 KBO리그에 적잖은 족적을 새겼다. 네 선수의 통산 승수 합계만 332승이다.

다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네 선수 모두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차우찬은 LG 이적 이후에도 꾸준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정상적인 몸 상태라면 두 자릿수 승수를 챙겨줄 수 있는 자원으로 뽑힌다. 그러나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았고 여기에 다른 팀들도 모두 인지할 수 있을 만한 부상에 시달렸다. 10억 원의 연봉이라 보상 규모도 적지 않다. 10억 원에 보호선수 25인 외 1명, 혹은 20억 원을 보상해야 한다.

역시 두 번째 FA로 B등급인 우규민도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았다. 삼성은 당초 우규민을 선발 자원으로 영입했으나 2018년부터 3년간 오히려 불펜에서 뛰었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펼치기는 했으나 올해 52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6.19에 그쳤다. 우규민의 올해 연봉은 7억 원이고, 네 선수 중 가장 많은 나이다. 타 팀의 접근이 구체적일 것이라 예상하기는 어렵다.

첫 FA 자격을 취득한 유희관은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발투수 중 하나로 이름을 날렸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라는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올해 성적이 예년에 비해 떨어졌다. 27경기에서 10승을 거뒀으나 평균자책점은 5.02였다. A등급 선수라 보상금과 보상선수 모두 장벽이 높다. 첫 FA이긴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내년 만 35세)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용찬은 만약 올해 정상적으로 시즌을 소화했다면 투수 최대어로 뽑혔을 만했다. 선발과 마무리로 모두 성공한 경력이 있다. 각 팀들이 모두 “투수가 없다”고 외치는 것을 생각하면 어느 팀에나 맞춤형 자원이 될 수 있었다. 내년 만 32세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젊었다. 그러나 올해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고 전열에서 이탈했다.

차우찬 우규민 유희관의 경우 올해 부진과 보상 장벽 탓에 이적은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원 소속팀과 협상을 해야 하는데 경쟁이 붙지 않으면 금액은 어느 범위 내로 갇히기 마련이다. 그나마 이적 가능성이 있는 건 이용찬이다. 재활도 순조롭고, 4년이라는 긴 기간을 생각할 수도 있다. 다만 부상 부담에 타 구단들이 야수 쪽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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