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본 언론에서는 소프트뱅크의 우승을 '돈으로 산 승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소프트뱅크가 4년 연속 우승을 포함해 10년간 7번이나 일본 정상에 오른 이유는 무분별한 지출이 아닌 체계적인 육성에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1차전 선발투수는 요미우리 스가노 도모유키, 소프트뱅크 센가 고다이였다. 두 선수는 비슷한 시기에 1군에 데뷔했으나 출발점은 전혀 달랐다. 스가노가 드래프트 재수를 거쳐 1라운드 지명으로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은 반면, 센가는 육성선수 드래프트에서조차 4라운드에 뽑혔다.
지금은 두 선수 모두 국가대표 에이스급 투수로 인정받고 있다. 이 에이스 매치업에서 센가가 7이닝 무실점으로 6이닝 4실점에 그친 스가노를 압도했다. 소프트뱅크의 2차전에 선발 이시카와 슈타 역시 육성선수 드래프트로 소프트뱅크에 입단했다. 올해 연봉은 4800만엔이다.
시리즈 내내 부동의 1번타자였던 슈토 우쿄 또한 육성선수 출신. 일본시리즈 MVP를 차지한 구리하라 료야는 올해 연봉이 겨우 1000만엔에 불과하다. 올해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선수가 당당히 스타 군단 사이에서 중심 타순에 배치됐다.
쓸 때는 제대로 쓴다. 야나기타 유키와 4+3년 연장 계약을 체결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 대신 '종신 소프트뱅크' 선언을 이끌어냈다. 연봉 5억 7000만엔은 프랜차이즈 역대 최고 신기록이자 올해 일본 프로야구 2위 기록이다. 외국인 선수 대우도 최고다. 데니스 사파테와 블라디미르 발렌틴에게 각각 5억엔, 알프레도 데스파이네에게 4억엔, 맷 무어와 릭 밴덴헐크에게 각각 3억엔의 연봉을 안겼다.
선수단 사이에서는 경쟁의 긍정적인 효과가 흐른다. 센가는 26일 니시니혼스포츠에 우승 소감을 전했다. 그는 "2011년 소프트뱅크에 왔을 때 온통 국가대표 선수들 뿐이었다. 살아남으려면 내가 국가대표급이 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그만큼 열심히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뛰어난 스타들이 새로운 얼굴들의 모델이 되고, 동기부여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좋은 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