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재호가 아내와 아이들에게 하트를 보내고 있다. ⓒ 곽혜미 기자
▲ 아이들에게 인사하는 아빠 김재호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아내를 잘 만나서 멋지게 활약하는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 김재호(35)는 2경기 연속 MVP로 뽑힌 공을 아내에게 돌렸다. 김재호는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와 3차전에 6번타자 유격수로 나서 2타수 2안타 2볼넷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7-6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시리즈 2승1패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2차전 5-4 승리의 주역이었던 김재호는 3차전까지 기운을 이어 갔다. 6-6으로 팽팽하게 맞선 7회말 1사 1, 3루 기회에서 중견수 앞 적시타를 때리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결승타를 친 순간 김재호의 시선은 1루 관중석 쪽으로 향했다. 김재호의 아내와 아들 서한, 딸 그루가 있는 곳이었다. 영웅이 된 아빠 김재호는 이들을 향해 두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냈고, 아내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훔쳤다. 아이들은 그저 아빠를 보며 방방 뛰면서 기뻐하기 바빴다. 

김재호는 경기 뒤 아내에게 하트 세리머니를 한 이유를 묻자 "아이들한테 했는데"라고 답하며 쑥스러워했다. 이어 "아내를 잘 만나서 멋지게 활약하는 것 같다. 집에서 내조를 잘해줘서 힘든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다. 배 속에 셋째가 있는데, 애들까지 데리고 운전해서 와줘서 고맙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지만, 한 여자로서 여자의 마음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그런 표현을 했다"고 속마음을 표현했다. 

자랑스러운 아빠가 된 뿌듯한 마음도 있었다. 김재호는 "올해 코로나 때문에 가족이 경기장에 올 수 없었다. 포스트시즌에 처음 경기장에 왔다. 아이들 앞에서 아빠가 운동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잘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들 앞에서 좋은 활약을 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이야기했다. 

서한이와 그루는 김재호가 대기 타석에서 준비할 때면 아빠를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그물 앞에 바짝 다가갔다. 서한이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계속해서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을 담기도 했다.  

김재호는 경기 중 아이들과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묻자 "그물에 붙으면 안 된다고 했다. 코로나 방역 때문에"라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아직 아빠가 야구 선수로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지만, 아빠가 그물 앞에 있으니까 신기한지 보려고 그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리즈 흐름을 뒤집는 데 앞장선 김재호는 이제 다른 동료들이 더 힘을 내주길 바랐다. 한국시리즈 MVP 욕심이 나진 않는지 묻자 "내 몫을 다한 것 같다. 끝까지 이 감을 유지하면 감사할 것 같다. 팀 승리가 먼저다. 개인 욕심(시리즈 MVP)을 내는 것보다 팀 승리가 값지다"며 팀을 위해 끝까지 뛰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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