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디에르 몰리나.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야디에르 몰리나는 2004년 6월 4일(한국시간) 피츠버그전에서 7번타자 포수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2020년까지 17년 동안 2025경기를 세인트루이스 선수로만 살았다. 

데뷔 2년째인 2005년부터 100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몰리나는 2010년대 메이저리그 최고의 포수로 군림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8년 연속 내셔널리그 포수 골드글러브를 놓치지 않았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 올스타에 뽑히기도 했다. 9번의 골드글러브와 9번의 올스타 선정, 여기에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2006, 2011)까지 이룰 수 있는 것은 다 이뤘다.

그리고 38살 나이에 처음으로 FA가 됐다. 몰리나는 당초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려다 마음을 바꿨다. 세인트루이스와 이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MLB.com은 세인트루이스가 몰리나를 잡을 수도, 떠나보낼 수도 있다고 봤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이유는 있다. 

▲ 야디에르 몰리나.
MLB.com은 18일 몰리나가 남을 수 있는 세 가지, 떠날 수 있는 세 가지 이유를 정리했다. 

떠나야 하는 이유는 세인트루이스의 미래와 연결돼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무관중 경기 여파로 구단 재정에 큰 타격을 입었다. 몰리나는 지난 3년 동안 받았던 연 2000만 달러(약 222억 6000만원) 수준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가치에 맞는 금액을 원한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콜튼 웡에게 걸린 1200만 달러 구단 옵션조차 실행하지 않았다.

포수 유망주 앤드루 크니즈너의 존재도 세인트루이스를 고민하게 만든다. 그는 내년이면 26살이다. 만약 몰리나가 2년 더 세인트루이스에서 뛴다면 크니즈너는 28살까지 백업 포수 신세를 감당해야 한다. MLB.com은 "몰리나는 28살에 이미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몰리나는 이미 30대 후반의 나이다. 지난해 타율 0.262, 출루율 0.303에 그쳤다. 출루율 0.303은 2006년 0.274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포수 패스트볼 비율은 어느 때보다 높았고, 도루 시도율도 늘었다. 상대가 '몰리나'라는 이름에 주눅들지 않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그러나 감정적으로는 몰리나 없는 세인트루이스도, 세인트루이스 아닌 몰리나도 생각하기 어렵다. MLB.com은 "몰리나는 세인트루이스의 심장이다. 앨버트 푸홀스(에인절스)가 떠난 뒤 몰리나는 팀의 리더가 됐다. 팀의 얼굴이고 심장이며 영혼이다"라고 했다. 

또 "몰리나는 원 팀 프랜차이즈 스타다. 정말 몰리나가 메츠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기를 바라나? 세인트루이스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지킬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크니즈너가 아직은 빅리그에서 주전 포수를 맡을 수 있는 선수인지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 몰리나가 잔류해야 하는 이유로 꼽혔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