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야스마니 토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야스마니 토마스(30)는 애리조나가 꺼내든 회심의 카드였다. 쿠바 출신 선수들의 가치가 상종가를 칠 때, 애리조나는 토마스가 팀 내야를 이끌 거포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투자 금액은 어마어마했다. 2015년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MLB)는커녕 트리플A에서도 뛰어보지 않은 선수에게 6년 총액 6850만 달러(약 758억 원)를 아낌없이 퍼부었다. 하지만 밑천이 드러나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수비는 생각보다 더 엉망이었다. 공격도 정확도가 떨어졌다. 애리조나의 악몽은 그렇게 시작됐다.

2015년 118경기에서 OPS(출루율+장타율) 0.707을 기록한 토마스는 2016년 반짝했다. 140경기에서 31개의 대포를 때렸다. OPS는 0.820으로 리그 평균을 살짝 웃돌았다. 하지만 2017년부터는 하염없는 내리막이었다. 3루 수비 문제로 외야로 전향한 토마스는 2017년 MLB에서 47경기 출전에 그쳤다. 2018년은 아예 MLB 출전이 없었고, 2019년은 4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올해는 마이너리그 팀에도 들지 못했다. 악성 계약, 구단 역사상 최악의 먹튀였다.

그런 토마스는 올해로 6년 계약이 끝났다. 보장 계약이라 마이너리그에 있어도 연봉은 다 받았다. 6년 동안 MLB에서 남긴 성적은 309경기, 295안타, 48홈런, OPS 0.765다. 안타 하나당 약 2억6000만 원을 받은 셈이 됐다. 애리조나로서는 다시 떠올리기 싫은 계약이다.

공교롭게도 끝나자마자 기회가 다시 왔다. 외야수가 부족한 워싱턴이 토마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워싱턴은 18일(한국시간) 토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 초대권이 포함되어 있다. 사실 토마스의 유의미한 반등을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현지 언론 또한 “선수층 강화 차원의 계약”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는 않고 있다. 

다만 선수로서는 재기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TR)는 “워싱턴은 외야 보강을 위해 더 높은 목표를 세울 것으로 보이지만, 토마스가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개막 로스터로 가는 길이 남아있을 수는 있다. 만약 필요하다면, 2021년 어느 시점에는 앤드루 스티븐슨과 플래툰 파트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최상의 시나리오를 설명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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