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영상 도전에서 아쉬움을 남긴 류현진(오른쪽)과 다르빗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해도 아시아 선수들에게 사이영상은 허락되지 않았다. 총 세 명의 선수가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자는 아니었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12일(한국시간)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가 선정한 2020년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를 공식 발표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내셔널리그에서는 트레버 바우어(신시내티)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두 선수 모두 개인적으로는 첫 사이영상 수상이다. 

두 선수 모두 수상의 자격이 있었다.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많은 탈삼진을 기록했고, 여기에 평균자책점까지 1점대로 마쳤다. 비버의 올해 평균자책점은 1.63, 바우어는 1.73이었다. 두 선수 모두 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진행됐음을 생각하면 인상적인 수치였다.

다만 아시아 선수들로서는 또 아쉬운 시즌이 지나갔다. 각 리그별로 발표된 최종 후보 3인(총 6인)에 세 명의 선수가 오르고도 수상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류현진(토론토)과 마에다 겐타(미네소타), 내셔널리그에서는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가 아시아 선수 첫 사이영상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사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비버의 수상 가능성이 확실시됐던 만큼 류현진과 마에다의 2위 싸움이었다. 처음부터 수상 기대감이 거의 없었다. 실제 비버가 1위표 30장을 모두 가져가는 만장일치로 210점을 기록한 반면, 마에다는 92점, 류현진은 51점에 그쳤다. 마지막 보루였던 다르빗슈가 관심이었는데 바우어에 밀렸다. 바우어는 201점, 다르빗슈는 123점을 기록했다. 바우어가 1위표 27장을 가져갔고, 다르빗슈는 3장을 얻는 데 머물렀다.

류현진은 지난해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에 밀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TOP 3에 들기는 했지만 사이영상과 다소간 거리가 있었다. 다르빗슈는 텍사스 소속이었던 2012년에는 9위, 2013년에는 2위를 기록한 경력이 있다. 2013년에는 맥스 슈어저(당시 디트로이트)에 밀렸고, 올해는 바우어에게 사이영상을 내줬다. 2013년에는 이와쿠마 히사시(당시 시애틀)가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아메리칸리그와 비슷하다.

박찬호와 더불어 선구자격이라고 할 수 있는 노모 히데오 또한 1995년과 1996년 사이영상 투표에서 나란히 4위에 머물렀다. 아시아 선수들이 신인왕(이치로·사사키)과 MVP(이치로)를 수상한 적은 있지만, 유독 사이영상과는 인연이 없는 느낌이다. 다르빗슈의 경우 충분히 사이영상 수상의 자격이 있는 성적을 거뒀지만 하필 바우어가 올해 인생 시즌을 보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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