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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언중유향]우승-잔류-강등, 그래서 그다음 계획은요?

네이버구독_201006 이성필 기자 elephant37@spotvnews.co.kr 2020년 11월 03일 화요일

▲ 전북 현대가 통산 8회,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모든 것이 정해졌다. 이제는 '과연 다음은 무엇을 할까'다. 그런데 그 계획들이 보이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5월에 무관중으로 개막했던 프로축구 K리그1이 전북 현대의 통산 8회이자 사상 첫 4연속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전북과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대구FC가 내년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확보하며 성과물을 확인했다.

파이널B(7~12위)로 떨어진 수원 삼성-FC서울은 부끄러운 잔류만 확인했다. 대행 체제에 대행의 대행이라는 지도자 공백에서 경기력 유지는 제대로 되지 않았고 생존에만 급급했다.

'생존왕', '잔류왕' 인천 유나이티드는 특유의 근성을 앞세워 5년 연속 마지막 라운드에서 잔류에 성공했고 부산 아이파크는 승격 1년 만에 다시 K리그2(2부리그)로 떨어지는 망신을 피하지 못했다.

시즌은 끝났다. 물론 FA컵 결승과 ACL이 남은 전북, 울산, 수원, 서울은 할 수 있는 순간까지 달려가야 한다. 경기력을 확인하고 다음 시즌에는 무엇이 더 필요할까를 고민하며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시대에서 구단은 변화에 직면했다. 그렇지 않아도 수익 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코로나19는 재정적인 압박에 대한 고민을 낳았다. 기업구단은 모기업의 경영 실적 악화에 따라 눈치를 봐야 하고 시도민구단은 예산 확보를 위해 지자체 문턱을 넘으면서 설득에 공을 들였다.

물론 K리그는 상대적으로 유럽이나 남미 리그와 비교해 아주 안전(?)하다. 당장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파산 위기 소식이 들려오는데 국내 구단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선수단 임금이 문제없이 나오는 안전한 리그로 인식되고 있다. 반대로 일부 구단 프런트는 여전히 고통 분담과 선수단 운영 비용 확보를 이유로 삭감했던 임금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

▲ 이례적으로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전북 현대의 우승과 이동국(사진 왼쪽)의 은퇴식을 지켜봤던 정의선(오른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연합뉴스

불확실성의 시대에 코로나19는 프로구단들에 단순히 축구에만 머무르면 안 된다는 과제를 안겼다. 서로 다른 업종이 협업(콜라보)로 대중이 흥미를 갖는 제품을 만들어 놓듯이 축구 역시 더는 축구에만 그쳐서는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우리 구단들 상당수는 미래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 K리그 리더로 꼽히는 전북의 경우 2009년 첫 우승을 기점으로 일찌감치 5년 단위로 구단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계획을 내놓고 움직이고 있다. 우승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유대감 강화부터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세계화에 따른 홍보 첨병이라는 목표를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8번째 우승에서 구단의 위상이 얼마나 올라갔는지가 확인된다. '이동국 은퇴'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 경기 관전부터 시상식, 은퇴식까지 모든 과정을 처음으로 했다는 것에서 구단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도 의미는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 다른 리딩 구단이었던 서울과 수원은 파이널B(7~12위)에서 정말로 강등이 될까 두려움에 떨며 라운드 결과에 요동쳤다. 서울은 어린 선수 육성과 지역 사회 연고 의식을 동시에 잡으려던 FOS(Future Of Seoul)를 줄여 버리며 역주행 중이다. 미래가 아닌 현실 안주로 방향을 잡은 모양이다.

수원도 마찬가지, 성적 부진에 구단이 미래를 위해서 무엇을 하려는지 보이지 않는다. 제일기획으로 이관되고 예산이 줄고 선수단도 좋은 선수 확보가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는데 그 안에서의 발전이 없다. 조선일보 출신으로 삼성전자 부사장을 지냈던 이준 신임 대표이사의 지혜가 필요한 이유다.

▲ 인천 유나이티드는 올해도 생존했다. 하지만, 미래 계획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매년 인정에 호소하는 공식으로 끝났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시도민구단은 말을 할 것도 없다. 인천은 생존왕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그 자체가 불명예다. 한 관계자는 "올해는 어렵다고 봤는데 마지막까지 버텨서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스스로 강등을 의심할 정도로 어려운 시즌임을 토로했다. 잔류를 하든 강등을 하든 구단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에 골몰하기 어렵고 성적에만 목을 매고 앞만 봤다는 뜻이다. 

다른 구단들도 마찬가지다. 시즌 말미로 오면 성적이 우선인 것은 맞지만 구단이 다른 방향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후원사가 알아서 붙는데 여전히 구단주인 지자체장이나 지자체와의 관계로 인연이 생기는 구조적인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이남의 한 구단 고위 관계자는 "변화를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는 해다. 코로나19는 분명히 구단은 물론 K리그 전체에 축구 이상의 다른 영역과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자생을 위한 몸부림이 없으면 죽는다"라고 경고했다.

시간은 줄어가고 코로나19는 쉽게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관중이나 경기장 수용 대비 30~40%로 영업을 해야 하는 시대가 계속된다고 보면 더 그렇다. 매년 나오는 자생을 이제는 말이 아니라 진짜로 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다른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하는 구단들이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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