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 앞줄 가운데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웃고 있는 코로나19 감염자 저스틴 터너의 왼쪽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있었다. ⓒ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암 투병한 감독 옆에서 우승 세리머니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 은 29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 내야수 저스틴 터너(36)의 무지한 행동을 맹비난했다. 터너는 28일 탬파베이 레이스와 월드시리즈 6차전을 치르다 8회에 교체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 

더 놀라운 장면은 다저스가 탬파베이를 3-1로 꺾고 시리즈 4승2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에 나왔다. 감염자로 경기를 뛴 것만으로도 큰 문제인데, 터너는 당당히 동료들과 그라운드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즐겼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가족, 동료들과 껴안으며 기뻐하기도 했다. 우승 기념사진을 찍을 때는 마스크까지 벗고 맨 앞줄 트로피 옆에 앉아 활짝 웃었다. 이때 로버츠 감독이 터너의 왼쪽에 있었다. 

로버츠 감독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코치 시절이었던 지난 2010년 3월 호지킨 림프종 암 진단을 받은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코치직을 내려놓고 1년 동안 항암 치료를 받으며 투병 생활을 했고, 이듬해 완치 판정을 받았다. 매체는 한 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긴 로버츠 감독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터너의 이기적인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매체는 '터너는 다저스 동료들에게 사랑받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세리머니에 함께하면서 이 사실은 증명됐지만,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전염병학자인 자카리 비니 박사에게 자문한 내용을 공개했다. 확정 판정을 받은 터너가 세리머니를 함께 즐긴 게 정당한지 물은 것. 

비니 박사는 "터너가 그라운드로 돌아가 우승 세리머니를 즐긴 것은 낭패다. 그는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선수, 관계자들과 마스크 없이 가까이 있었다. 그때 터너가 바이러스를 퍼뜨릴 확률이 0이라고 말할 수 없다.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오면 그들이 경기 도중 감염됐는지, 세리머니를 하다 감염됐는지는 구분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 사태가 단지 터너만의 잘못인지도 물었다. 비니 박사는 "터너의 마음은 이해한다. 프로 커리어의 절정인 순간이니까. 어릴 때부터 꿈꿔온 순간이기도 했을 것이다. 단지 터너만 현명한 결정을 내리길 바랄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중에 그래도 어른이 있었다면 '안 돼. 이 순간을 정말 원했다는 것을 알지만, 그리고 정말 정말 마음이 아프지만, 넌 세리머니에 함께할 수 없어'라고 이야기해야 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노력은 했겠지만, 이 말을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상황에 대한 해명을 확인하지 못했다. 사무국이 이 문제는 책임을 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방역 지침을 어긴 터너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모두를 감염 위험에 빠뜨린 행동은 분명 잘못됐다. 보안 관계자들이 저지했으나 터너는 무시했다"며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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