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류중일 감독 - KIA 맷 윌리엄스 감독. ⓒ SPOTV NEWS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서로 문화 차이를 확인했다.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LG 류중일 감독은 18일 경기를 앞두고 "어제(17일) 맷 윌리엄스 감독이 감독실에 찾아왔다. 불문율에 대해 얘기했다. 10~15분 정도 티타임을 가졌는데,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감독도 "류중일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성공한 분이다. 국제대회 경력도 많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가장 적합한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LG가 9-0으로 크게 이긴 16일 경기가 발단이었다. LG는 7-0으로 앞선 7회말 1사 1, 3루에서 '런앤히트' 사인을 냈다. 양석환 타석에서 풀카운트가 되자 1루 주자 김민성이 먼저 2루로 뛰었다. 그런데 이때 KIA는 1루수를 뒤로 뺀 상태였다. 즉 주자 견제를 하지 않을테니 먼저 뛰지 말자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럼에도 주자가 먼저 뛰고, 좌전 안타에 1루 주자가 3루까지 갔다. 맷 윌리엄스 감독과 마크 위더마이어 수석코치는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윌리엄스 감독은 LG 김재걸 코치를 찾아가 김민성의 주루 플레이에 대해 물었다. 위더마이어 코치는 경기가 끝난 뒤 크게 화를 냈다. 

17일 경기 전 윌리엄스 감독은 "몇 가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내야수를 뒤로 뺐을 때는 주자가 먼저 출발하지 않는다.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는지 직접 확인을 했다. 미국과 한국의 불문율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큰 문제는 아니었다. 앞으로 경기를 계속 해야하기 때문에 확인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 윌리엄스 감독 ⓒ 한희재 기자

류중일 감독은 18일 경기 전 브리핑에서 "안 그래도 어제 윌리엄스 감독과 얘기를 나눴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이 있을 때는 미디어데이, 올스타전 전날 감독 회의가 있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그런 자리가 없었다"면서 불문율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그는 "메이저리그가 KBO리그보다 불문율에 민감하다. 윌리엄스 감독에게 불문율이 뭔지 물었더니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더라. 그 안에서 생각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16일 경기 경우에 볼카운트가 꽉 차기 전에는 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풀카운트는 괜찮은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류중일 감독은 "나도 3루 코치 시절에 점수 차 클 때 감독의 사인에 '뛰면 안 됩니다. 이승엽이 빈볼 맞습니다'라고 했다가 크게 혼난 적이 있다. 불문율은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온 문화다. 교과서처럼 만들 수는 없지 않나. 일단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 혼자 불문율을 없애자고 해도 없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 LG 류중일 감독 ⓒ 한희재 기자
윌리엄스 감독은 "요즘 메이저리그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바란다. 젊은 사람들은 세리머니, 빠던을 즐긴다. 나 같은 '올드스쿨가이'들이 보면 우리를 꾸짖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래도 야구는 늘 새로워지고 있다. 대신 올드스쿨가이들이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다. 문제를 일으키려는 것은 아니다. 결국 선수들이 정한 규칙이 있다면 확실히 알고 따르려고 한다. 감독으로서 그점을 지키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불문율 논쟁은 그 기준이 문제였다. 이제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의견도 있다. 불문율의 본고장 미국에서 야구를 배우고 가르친 윌리엄스 감독은 "감독과 코치 사이에서도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 구단과 팬들의 생각도 다를 것이다. 정확한 기준점이 없다. 이런 논쟁에는 보통 '그럼 10점 차로 지지 말던가'로 결론이 난다"며 웃었다. 그는 "솔직히 정답은 없는 문제"라고 얘기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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