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영리했다. 그러면서도 냉정했다. 거리를 유지하면서 로 킥과 앞손, 태클을 두루 섞은 브라이언 오르테가(29, 미국) 전략에 정찬성(33, 코리안좀비MMA)이 당했다.

시쳇말로 상대 수싸움에 철저히 '말렸다'.

정찬성은 18일(한국 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 아일랜드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80 메인이벤트에서 오르테가에게 5R 종료 만장일치 판정(45-50, 45-50, 45-50)으로 졌다.

오르테가 운영의 묘가 빛났다. 근거리에서 타격과 레슬링으로 난타전을 즐기는 정찬성 특성을 정확히 꿰뚫었다.

25분 내내 단 일초도 쉽게 거리를 허락지 않았다. 접근하면 프론트 킥과 레그 킥, 날카로운 잽을 던져 정찬성을 물러서게 했다.

2라운드 4분 9초쯤 백스핀 엘보는 치명적이었다. 타격 횟수는 물론 임팩트까지 내준 한 방이었다. 이후 흐름이 오르테가쪽으로 급격히 쏠렸다.

1, 2라운드 모두 유효타 수가 오르테가보다 적었다. 각각 14-24, 14-23으로 포인트 싸움에서 우위를 뺏겼다.

3라운드 끝나고 정찬성 세컨드 에디 차가 조언을 건넸다. "오르테가 태클은 신경 안 써도 된다. 백스텝에 주의하고 거리를 뚫어야 한다"며 코좀을 일깨웠다.

정찬성은 킥을 앞세워 거리싸움에 다시 들어갔다. 하나 원체 오르테가 킥 캐치가 눈부셨다. 빠르고 정교했다. 뭘 만들어가려 하면 어김없이 앞손과 킥이 날라왔다.

오르테가는 능란하게 공수를 오갔다. 수비 모드를 취하다가 왼손 카운터 훅으로 이따금씩 정찬성 안면을 두들겼다. 심리적으로도 타격을 입힐, 유효타였다.

4라운드 2분 49초께 정찬성이 이날 첫 태클을 당했다. 엎친 데 덮친 격. 이 과정에서 왼쪽 눈에 커팅이 났다. 태클 들어갈 때 오르테가 머리가 정찬성 눈을 스쳤다.

5라운드 들어 정찬성은 KO를 노렸다. 그 수(手)밖에 없었다. 전진 스텝을 쉼 없이 밟았다. 거리는 가까워졌지만 오르테가는 끊임없이 사이드 스텝, 백스텝을 밟으며 도망다녔다.

'깡총깡총' 뛰면서 근접전을 피했다. 이대로 포인트를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찬성은 시작부터 끝까지 오르테가를 괴롭히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