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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 "삶은 자체로 해프닝의 연속이잖아요"[인터뷰S]

네이버구독_201006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2020년 10월 13일 화요일

▲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의 이미도. 제공|TCO(주)콘텐츠온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저는 정말 진지하게 했거든요. 이게 진짜 웃겼어요? 제가 물어보고 싶어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 배우 이미도(38)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몇 번이고 말했다. '저도 믿을 수 없었지만 웃겼다!'고. 모든 관객이 공감하진 않아도, 적어도 일부는 격하게 공감하지 않을까. 2020년의 컬트무비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감독 신정원)의 웃음의 팔할은 양동근과 이미도에게서 나온다.

이 영화는 어쩌다보니 지구에 사는 외계 언브레이커블과 남편과 대결하게 된 세 여고 동창생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미도는 미스터리 연구소 장소장(양동근)의 애인이자, 얼결에 이 소동에 동참하게 된 양선 역을 맡았다. 장소장이 딴 여자를 만났다는 소리에 눈이 뒤집힌 양선이 장총을 들고 외계인 퇴치 작전이 한창이던 친구 집에 쳐들어오며 그녀의 활약이 본격 시작된다. 밑도끝도 없이 시작된 폭주는 기막힌 전개로 이어진다.

"감독님이 거의 말씀이 없으세요. 저는 또 좇아다니면서 '이게 어떤 감정이에요, 이런 상황이에요?' 집요하게 여쭤봤죠. 감독님이 '이런 배우는 처음이다, 양선 캐릭터가 제일 어렵다' 하시더라고요. 하필 집요한 배우를 만나셔서.(웃음) 저희 영화는 웃을 준비를 하나도 못했는데 재채기가 나오듯 당황스럽게 웃음이 터지는 것 같아요."

▲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의 이미도. 제공|TCO(주)콘텐츠온
양동근의 오랜 팬을 자처해 온 이미도의 팬심도 특유의 몰입감에 한몫했다. 눈 한 번 다정하게 바라보는 장면 없이도 장박사에 집착하는 양선의 캐릭터에 녹아들 수 있었기 때문. 양동근을 향해 다정하게 부르는 애칭 '브로콜리'도 이미도의 애드리브. 이미도는 "사실 '둘이 연인 사이였다' 정도만 있지 유대감이 하나도 없었다"며 "동근 선배님 '찐팬'으로서 정말 좋아하니까,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면 양선이 장총을 가져올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귀띔했다.

"타당성을 찾으려고 집요하게물고 늘어졌던 건데, 관계가 쌓이니까 코미디가 되더라고요. 하면서 느낀 우리영화의 미덕이 그런 거였어요. 웃기려고 한 게 아니라, 삶은 자체로 해프닝의 연속이고 블랙코미디잖아요. 울었다 웃었다 이게 잘 맞으려나 했는데 되려 '치밀한데' 싶게 결과물이 나오더라고요. 내 감정대로 살다보니 자연스러운 웃음이 만들어진다는 게 재미있었어요."

듣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녀의 센스만점 SNS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녀는 무심한 아들을 뒤로 한 엄마의 활기찬 순간들을 유쾌하게 담아낸 '엄마의 개인생활' 시리즈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노리고 웃기려 들면 웃기지 않듯, SNS 화제성을 노리고 올렸던 게시물이 아니었단다.

"센 캐릭터를 많이 하다보니까 '이 사람이 셀거다' 이런 이미지가 강했거든요. 주변이나 가족은 니가 마음이 밝고 건강한 사람인 게 보여지면 좋겠다 하셨어요. 예전엔 캐릭터에 방해가 되니까 배우가 결혼한 모습, 애 키우는 모습 보여주면 안 된다 했는데, 시대가 변해서 꾸밈없이 일상을 보여주니까 사람들이 저의 장점을 좀 봐주는 것 같았어요. '보면 기분 좋다. 나도 에너지를 받는다' 하니까 저도 에너지를 더 받아요. 요즘은 서로 만나기 힘든 시대니까 더 그런지, 그 공간에서 저도 힘을 얻어요."

진지한 고민에 대한 답도 하나씩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드라마 '18어게인'에 출연하면서 다음 영화를 준비 중이지만,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이후 한참을 차기작이 정해지지 않았단다. 영화로 가까워진 배우 서영희와 '배우는 대체 이렇게 쉴 때 뭘 해야되나' 이런 이야기들을 거듭해 나누곤 했다. 이미도는 SNS를 통해 소통하다보니 꽤 긴 공백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쉬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더라고 털어놨다. "언니와 저 둘다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그녀는 말했다.

"임신과 출산 떄문에 공백기가 생기기도 했지만, 작품이 없더라고요. 저는 꾸준하게 작품을 해왔던 터라 그게 굉장히 당황스러웠어요. 이대로 끝나는 게 아닌가 했던 시기도 있었고요. 끊임없이 고민하며 사는 것 같아요. 이 작품을 만나고, SNS를 하고, 또 다른 이미지를 찾아가고. 이 영화가 특별히 여자 셋의 이야기란 생각을 하며 찍지는 않았는데, 돌아보면 그런 영화가 그만큼 없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관객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의 이미도. 제공|TCO(주)콘텐츠온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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