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승부차기로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에 극적으로 진출한 토트넘 홋스퍼의 9월은 가혹함 그 자체다. 하지만, 오는 11월 중순부터는 9월 이상의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토트넘은 30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런던 라이벌 첼시와 2020-21 카라바오컵 16강전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기며 8강에 올랐다.
힘든 9월 여정의 후반부다. 지난 14일 에버턴과의 프리미어리그(PL) 개막전을 시작으로 18일 로코모티프 플로프티브(불가리아)와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2차 예선을 원정으로 치렀다. 20일에는 사우스햄턴과 PL 2라운드 원정을 갖고 23일 레이턴 오리엔트와 카라바오컵 32강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취소, 부전승으로 8강에 올라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25일 쉬켄디야(마케도니아)와 UEL 3차 예선을 또 원정으로 치렀고 27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PL 3라운드를 가졌다. 숨을 돌릴 여유도 없이 이날 첼시전을 치렀고 10월2일에는 마카비 하이파(이스라엘)와 UEL PO를 갖는다. 그나마 홈이라는 점이 위안거리다. 이후 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PL 4라운드 원정으로 지옥의 일정을 끝낸다.
오죽하면 조제 무리뉴 감독이 첼시전 포기 의사를 밝히며 주전 선수들을 하이파전에 내보내겠다고 할 정도였다. 첼시전을 이기면서 일단 숨을 골랐다. 하이파전만 잘 넘기면 일단 구단이 목표로 했던 성과는 거두게 된다.
무리뉴 감독은 "48시간 만에 2경기를 치르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라며 빡빡한 일정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UEL 두 경기를 모두 원정으로 오가면서 손흥민이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10월 A매치 기간이 끝난 뒤에야 복귀하는, 손해도 있었다.
만약 UEL 본선까지 진출하면 토트넘은 좋을까. 지금 당장이야 들어오는 수입이 적어 상금 등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10월 A매치 데이가 끝난 뒤 11월8일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언과의 8라운드까지 UEL 조별리그 세 경기가 끼게 되면서 10월 17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을 시작으로 사나흘 간격으로 총 7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나마 다시 11월 A매치로 숨을 고르지만, 차출이 많으면 이 역시 무용지물이다. 11월22일 9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부터 내년 1월3일 리즈 유나이티드와 17라운드까지 촘촘하게 경기가 이어진다. 11월27일, 12월4일, 10일에 UEL 조별리그 4~6차전이 기다린다.
14라운드 레스터시티(12월20일)와 15라운드 울버햄턴(27일) 사이에 유일하게 일주일의 여유가 있었지만, 카라바오컵 승리가 이를 지워버렸다. 12월22일에 8강전이 기다린다. 여유는 사치가 됐다. 매주가 박싱데이다.
카라바오컵 주최 측이 일정을 조정해주지 않는 이상 일주일 휴식은 내년 1월에나 가능하다. 챔피언스리그에 직행했어도 동일한 일정이라 의미는 없다지만, 적어도 초반부터 UEL 예선으로 고생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선수단이 두껍지 않아 어려움이 큰 토트넘에는 지혜가 필요하다. FA컵 64강이 내년 1월10일 시작인 것이 감사할 정도다.
이는 손흥민에게도 걱정거리다. 만약 대한축구협회가 11월 A매치 데이를 유럽에서 치르게 된다면 차출 1순위다. 그나마 이동 거리가 짧아 다행이지만, 햄스트링 부상을 경험한 이상 체력 안배는 필수가 됐다. 과밀한 일정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PL에서 손흥민과 토트넘은 더 험난한 길을 가게 됐다.
*토트넘 홋스퍼 11월 A매치 종료 후 일정(UEL 조별리그 진출 시)
11월 22일 PL 9R 토트넘 홋스퍼-맨체스터 시티
11월 27일 UEL 4R
11월 29일 PL 10R 첼시-토트넘 홋스퍼
12월 4일 UEL 5R
12월 6일 PL 10R 토트넘 홋스퍼-아스널
12월 11일 UEL 6R
12월 13일 PL 11R 크리스탈 팰리스-토트넘 홋스퍼
12월 17일 PL 12R 리버풀-토트넘 홋스퍼
12월 20일 PL 13R 토트넘 홋스퍼-레스터시티
12월 22일 카라바오컵 8강
12월 27일 PL 14R 울버햄턴-토트넘 홋스퍼
12월 29일 PL 15R 토트넘 홋스퍼-풀럼
1월 3일 PL 16R 토트넘 홋스퍼-리즈 유나이티드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