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메이저리그 '루키' 김광현(32,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포스트시즌 1선발로 낙점됐다. 

세인트루이스는 다음 달 1일(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김광현을 선택했다. 2차전은 애덤 웨인라이트, 3차전은 잭 플래허티가 나선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MLB네트워크'와 전화 통화에서 김광현을 선택한 이유로 "지금 가장 잘 던진다"고 짤막하게 설명했다. 

한국 대표 좌완 에이스로 활약한 김광현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다. 김광현은 스프링캠프 동안 치열한 5선발 경쟁을 펼쳤다. 좌완이긴 해도 메이저리그 투수들과 비교하면 빠르지 않은 구속, 슬라이더 이외의 변화구에 대한 물음표가 붙었다. 김광현은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으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에게 5선발을 내주고 불펜에서 정규시즌을 맞이했다. 보직은 마무리 투수였다. 

마무리 투수 김광현은 딱 한번 볼 수 있었다. 김광현은 지난 7월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 나서 1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흔들리긴 했으나 세이브를 챙겼다. 이후 팀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홍역을 치르면서 세인트루이스는 팀을 새로 꾸려야 했고, 김광현은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선발투수 김광현은 압도적이었다. 선발 등판한 7경기에서 3승, 38이닝, 평균자책점 1.42로 맹활약했다. 5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15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투구로 메이저리그 역사와 마주했다. 선발 5경기 평균자책점 0.33으로 1981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이자 신인왕 페르난도 발렌수엘라(당시 LA 다저스)의 평균자책점 0.20에 이어 역대 2위에 올랐다. MLB.com은 정규시즌을 마무리한 시점에 김광현을 메이저리그 신인 전체 13위에 올렸다. 

김광현은 이제 포스트시즌 1선발로 나선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루키지만, 김광현은 KBO리그와 각종 국제대회 경험을 갖춘 베테랑이다. KBO리그에서는 통산 298경기에서 136승을 수확했고, 포스트시즌에는 통산 19경기(선발 16경기)에 등판해 4승3패, 2세이브, 80이닝,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신인이었던 2007년 10월 26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무실점 투구로 한국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13년이 지나 꿈의 무대에서 다시 신인으로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서는 김광현은 한번 더 놀라움을 안길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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