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및 아시아 선수 첫 사이영상에 도전하는 다르빗슈 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아시아 선수들에게 사이영상의 영예는 허락되지 않는 것일까. 2년 연속 유력한 후보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상하지 못하거나, 또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주 오지 않는 기회라는 점에서 더 아쉽다.

‘괴짜 투수’ 이상의 확실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트레버 바우어(29·신시내티)는 24일(한국시간) 밀워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4피안타 1볼넷 12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시즌 5승째를 거뒀다. 바우어는 9월 20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등판 이후 3일 휴식 후 출격이었다. 급한 팀 사정이 우선적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이영상 승부수를 던진 측면도 있었는데 제대로 적중한 셈이 됐다.

바우어의 이날 등판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도 커다란 돌을 던졌다. 바우어는 3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승부수가 통한 결과 11경기에서 73이닝을 소화, 5승4패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 중이다. 보수적으로 봐도 일단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등 가장 강력한 경쟁자들과 키는 동등하게 맞춰놓은 셈이 됐다. 여유가 된다면 시즌 막판 한 경기 더 등판할 수도 있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로 이미 ‘셰인 비버’(클리블랜드)의 이름이 트로피에 쓰인 반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은 대혼전이다. 사이영상 예측으로 최근 가장 좋은 적중 확률을 보이는 톰 탱고의 모델에 따르면, 23일까지 내셔널리그 1위는 다르빗슈로 33.3점, 2위는 바우어로 32.3점이었다. 그런데 바우어가 이날 역투를 펼치며 승리까지 따내 다르빗슈를 추월해 1위에 등극했다.

내셔널리그 3위는 사이영상 3연패에 도전하는 디그롬으로 29.9점이다. 다만 디그롬은 이닝(63이닝)에서 두 선수에 비해 처지는 편이다. 지난 2년과 같이 압도적으로 치고 나가는 평균자책점도 아니다. 디그롬의 평균자책점은 2.14인데, 오히려 바우어(1.73)가 더 좋다. 바우어는 이닝(73이닝)에서도 다르빗슈(69이닝), 디그롬(63이닝)을 앞서 있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 시즌이 끝난다면 바우어가 가장 많은 표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아 확답은 이르고, 기록이나 WAR대로 투표가 이뤄지는 것도 아니니 말 그대로 내셔널리그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형국이다. 다만 이날 경기 전까지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 있던 선수 중 하나인 다르빗슈로서는 이대로 놓치긴 아쉬운 타이틀이다. 다르빗슈는 8월 14일 이후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다 직전 등판인 21일 미네소타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삐끗하며 평균자책점이 2.22로 올랐다.

다르빗슈는 텍사스 소속이었던 2012년 사이영상 투표에서 9위, 2013년에는 2위에 오른 경력이 있다. 다르빗슈는 2013년 MVP 투표에서도 22위에 올랐으나 맥스 슈어저(당시 디트로이트)에 밀렸다. 류현진이 LA 다저스 소속이었던 지난해 사이영상 투표에서 디그롬과 맞붙었으나 결국은 2위에 머물렀다. 아시아 선수에게 첫 사이영상이 허락될지 막판 레이스에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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