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디바'.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추락하는 것엔 날개가 있다? 다이빙 선수는 그렇지 않다고 할 것이다. 낙하하는 찰나의 맨몸만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다이빙. 영화 '디바'(감독 조슬예, 제작 영화사 올)는 그 아이러니에 주목한 스포츠 영화이자, 우정과 경쟁이 내는 불협화음을 중심에 놓은 심리 스릴러이자, 두 여자의 이야기다. 드물고 소중한 시도다.

이야기의 중심엔 다이빙계의 '디바' 이영(신민아)이 있다. 그녀는 흠잡을 곳 없이 완벽해 보인다. 미모와 실력, 인기까지 갖춘 스타인 이영은 은퇴를 고민하는 오랜 친구 수진을 위해 싱크로 다이빙을 제안하는 천사표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수진(이유영)만이 안다. 누구보다 아끼며 응원하던 단짝이 무섭게 치고 올라와 자신을 넘볼 때 그녀의 얼굴에 천사의 미소는 없다는 걸.

어느 날 이영과 수진이 탄 차가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고 당시의 기억을 잃은 채 이영은 목숨을 건지지만 수진은 실종상태. 이런저런 추측이 일고, 수진에 대한 뒷이야기가 스멀스멀 돈다. 이영은 그 와중에도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지만, 이미 피어오른 수진에 대한 의심을 거둘 수 없다. 진실에 다가가려 하던 이영은 점점 광기로 내몰린다.

▲ 영화 '디바'.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여고괴담'이나 '블랙스완'을 연상시키는 구도다. '디바'는 정상을 향한 첨예한 경쟁구도에 놓인 두 여자를 중심에 두고 정상을 향한 욕망, 경쟁, 우정과 비극을 버무렸다. 진실을 찾아가는 스릴러의 외양을 띠고 있지만 '디바'가 집중하는 것은 그 바탕이 된 관계이자 심리. 친구이지만 경쟁자인 두 여자의 수면 아래 놓인 사랑과 우정, 우월감과 열등감, 피해의식과 죄책감을 거침없이 파고든다.

스릴러와 다이빙의 만남이 특히 절묘하다. 아찔한 높이에서 수면을 향해 낙하하는 다이빙의 긴장감이 절벽 추락사고와 맞물려 아슬아슬한 심리극과 어우러진다. 맨몸으로 마주하는 거대한 다이빙장과 깊은 물의 아득한 공간감도 불안과 긴장에 일조한다. 다만 폭발할 것 같은 긴장감을 어찌하지 못하고 극단을 갈팡질팡하는 후반부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 영화 '디바'.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흘린 땀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배우들의 열연은 '디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영 역의 신민아가 중심이다. 사랑스러운 보조개를 지닌 미녀스타이면서도 달콤한 로코퀸에 머물길 한사코 거부해 온 그녀의 작심한 도전이 담겼다. 양 극단을 오가며 무너져가는 복잡다단한 캐릭터를 단단하게 만들어내는 한편, 정상급 다이빙선수란 설정에 부족함 없는 모습으로 이야기를 끌고간다. 서늘하다 못해 섬뜩하기까지 한 신민아를 본 적이 있던가. 그녀는 수영복 차림으로 내내 스크린을 드나드는 데도 눈요깃거리란 생각이 눈꼽만치 들지 않는 흡인력으로 열정의 무게를 입증한다.

속을 알 수 없는 수진 역에 쏙 녹아난 이유영 역시 든든하다. 선배를 위협하는 다이빙 선수 초아 역의 오하늬를 비롯해 코치 이규형, 소속사 대표 오석태 등도 제 몫을 해냈다.

23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84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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