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메리칸리그 투수 3관왕 초읽기에 들어간 셰인 비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0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이 사실상 확정(?)됐다. 개막부터 맹렬한 기세로 달린 셰인 비버(25·클리블랜드)가 그 주인공이다. 9년 만의 대기록 작성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비버는 18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7⅔이닝 동안 118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한 끝에 팀의 10-3 승리를 이끌고 시즌 8번째 승리를 거뒀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53에서 1.74로 소폭 상승했으나 다시 한 번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든든한 면모를 과시했다.

비버는 시즌 시작 후 매 경기 8탈삼진 이상을 기록했는데 이것은 역대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비버보다 더 오랜 기간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2000년 랜디 존슨(15경기)이 유일했다. 60경기 단축 시즌이 아니었다면 한 번쯤 도전해봤을 법한 페이스였다.

이로써 비버의 시즌 기록은 11경기 등판, 72⅓이닝에서 8승1패 평균자책점 1.74, 그리고 112탈삼진이다. 포스트시즌에 대비, 남은 등판이 1경기일지 2경기일지는 알 수 없으나 이변이 없는 이상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은 거의 확정적인 상황이다. 성적은 물론 강렬한 인상까지 비버를 따라갈 선수가 보이지 않아서다. 현지 언론에서도 비버의 개인 첫 사이영상 수상을 확실하게 보고 있다.

비버는 아메리칸리그에서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 보유자이자, 다승에서도 1위다. 2위권은 6승이다. 탈삼진은 2위 게릿 콜(뉴욕 양키스·87개)과 같은 경기를 던지고도 무려 25개 차이가 난다. 비버가 남은 경기를 쉰다고 해도 경쟁자들이 비버의 타이틀을 하나로 뺏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선수별로 2경기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수 3관왕(트리플크라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메이저리그에서 투수 3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이 나온 것은 2011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저스틴 밸랜더(디트로이트), 그리고 내셔널리그에서는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라는 당대 최고의 투수들이 양대 리그를 지배했다. 비버가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한다면 이는 9년 만의 기록이 된다. 

21세기가 밝은 뒤 투수 3관왕은 5번 나왔다. 2002년 랜디 존슨(애리조나), 2006년 요한 산타나(미네소타), 2007년 제이크 피비(샌디에이고), 그리고 2011년 벌랜더와 커쇼다. 타자 3관왕(타율·홈런·타점)이 21세기 한 번 나온 것(2012년 미겔 카브레라)을 생각하면 사례는 조금 더 많은 편. 물론 60경기 단축 체제로 기록의 정당성에는 다소간 흠집이 날 수도 있겠지만, 비버의 시즌이 엄청났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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