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의 출발을 보인 김광현은 세부 지표에서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올 시즌 기량으로 메이저리그(MLB)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광현은 시즌 6경기(선발 5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엄밀히 따지면 ‘신인’은 아니지만, 어쨌든 MLB 첫 시즌을 맞이하는 선발투수로는 전설적인 존재인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이후 가장 훌륭한 출발이다. 한편으로는 더 화제를 모을 만한 대목도 있다. 현재 호성적의 원인을 명확하게 설명하기가 어려워서 그렇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통계 전문 칼럼니스트 마이크 페트리엘로는 18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김광현의 성적이 현 시점 자신에게 있어 가장 기묘한 숫자라고 놀라워했다. 페트리엘로는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이 0.63이고, 조정평균자책점(ERA+)이 700이라고 적었다. 느낌표까지 써 강조했다. 

ERA+는 리그 평균보다 해당 선수의 평균자책점이 얼마나 좋은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아무리 좋아도 200을 넘기가 힘든데 김광현은 무려 700이다. 

페트리엘로가 이 기록을 기묘하다고 표현한 것은 이유가 있다. 바로 적은 탈삼진, 그리고 높은 잔루율이다. 페트리엘로는 김광현이 28⅓이닝에서 단 17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잔류율 또한 매우 흥미로운 90%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숫자를 냉정하게 분석하는 통계 칼럼니스트가 볼 때는 이 세부 지표로 0.63의 평균자책점, 그리고 700의 ERA+를 기록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것으로 보일 만하다. 아무리 예외 사항을 두더라도 현재의 세부 지표로 김광현이 이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게 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흥미롭고 연구할 만한 대목이 있는 것이다.

김광현은 낮은 인플레이타구타율(BABIP)을 기록하고 있고, 잔루율 또한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비정상적으로 높다. 현재 평균자책점은 어쨌든 운이 개입하고 있다고 보는 게 통계적인 관점이다. 표본이 더 쌓이면 평균자책점은 올라갈 가능성이 당연히 크다. 

그러나 낮은 탈삼진 비율로도 맞혀 잡아내고 있다. 강한 타구 비율이 높지는 않다. 김광현의 이 수치는 상위 14% 수준이며, 장타 확률이 커지는 배럴 타구는 리그 상위 10% 수준에서 억제하고 있다. 통계 전문가나 현지 언론으로서는 김광현의 구질과 구위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해볼 여지가 있는 기록이다. 김광현도 구위를 조금 더 끌어올려 정상 흐름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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