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도망친 여자'. 제공|영화제작 전원사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의 신작 '도망친 여자'(제작 영화제작 전원사)가 한국에서 첫 공개됐다.

오는 17일 개봉을 앞둔 '도망친 여자'는 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났다.

홍 감독은 2016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 이후 국내에서 대외 활동을 중단하다시피 한 터이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돼 별도의 간담회는 열리지 않았다. 상영관 당 관객을 50인 미만으로 제한하고 문진표와 QR코드 등록 등을 거쳐 진행된 시사회였음에도 여러 언론 관계자, 영화 관계자가 모여 영화에 대한 관심을 대변했다.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된 '도망친 여자'(The Woman Who Ran)는 홍상수 감독의 24번째 장편 영화이자, 연인이자 파트너인 홍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7번째 영화.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은곰상)을 수상하며 20년 넘게 왕성하게 활동중인 그의 저력을 다시한 번 느끼게 했다. 감독의 최근작 8편 가운데 7편에 출연한 김민희가 주연을 맡아 영화를 이끌며,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등이 함께했다.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내내 붙어지내던 남편과 5년 만에 처음으로 떨어져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 여자 감희(김민희)의 여정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감희는 두 번의 약속된 만남, 그리고 우연히 성사된 한 번의 만남을 통해 차례로 세 여자를 만나며 먹고 마시고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이어진 마지막 만남!

어딜 보아도 여지없는 홍 감독의 작품이지만, 흥미로운 변화가 느껴진다. 그 중심에 '여성'이 있다. 무심하게 반복되는 대화와 상황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말에 이르는 구조가 확실하다. 그 모두를 관통하는 이가 '도망친 여자' 김민희이기도 하지만, 묘한 친밀감이 살아있는 여성들의 대화, 나른하고도 가벼운 분위기에선 '뮤즈'의 영향이 확실하다. 사생활로 떠들썩한 커플이지만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동지이기도 한 홍상수 감독-김민희가 세상을 향해 내놓은 말인가 싶은 대사들도 곳곳에 툭툭 튀어나온다.

감독의 팬이라면 흥미롭게 즐길만한 작품. 러닝타임도 77분으로 가볍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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