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팅하는 기성용 ⓒ연합뉴스

▲ FC서울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부산 아이파크 김정현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출전에 배고픈 자들이 경기 흐름을 바꿨다.

FC서울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19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전을 치렀다. 18라운드 울산 현대에 0-3으로 완패해 아쉬움이 컸지만, 김호영 감독 대행은 "내용에서 나쁘지 않았다. 충분히 울산에 주도권을 잡았다"라며 자부심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은 울산전에서 이전과 비교해 한층 세밀한 공격 작업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 대행의 맞춤 지도에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특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에서 복귀한 기성용이 2009년 11월21일 전남 드래곤즈전 이후 3천941일 만에 서울 유니폼을 입고 복귀전을 치러 25분여를 소화했는데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김 대행은 "기성용은 질적으로 다른 선수다.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부산전에서는 호재도 있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중앙 수비수 윤영선이 부상에서 복귀했다. 또, 시즌 시작부터 호흡한 한찬희도 돌아와 선수단 활용에 여유가 생겼다. 출전에 굶주렸던 선수들을 내보내면서 내부 경쟁은 더 치열했다. 나이가 적을수록 더 그랬다. 

전반 24분 고요한이 중앙선 왼쪽에서 전방으로 빠르게 패스했다. 앞에 있던 박주영이 골지역 왼쪽으로 빠져 들어가며 받았다. 조영욱이 중앙에 있는 것을 본 박주영은 재치있게 패스했다. 발을 뻗은 조영욱을 거친 볼은 도스톤벡에게 맞고 자책골이 됐다.

조영욱이 전방에서 열심히 뛴 결과였다. 만년 유망주이지만, 서울에서 제대로 뛰지 못했던 조영욱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경기 주도권을 잡는 골을 넣었다.

후배의 골 유도에 기성용은 후반 19분 여유있게 교체로 나섰다. 32분 역습 상황에서 묵직한 슈팅을 보여줬다. 골대 오른쪽으로 빗겨갔지만, 유럽에서 뛰었을 당시 전성기에 보여줬던 중거리 슈팅 모습 그 자체였다.

부산에서는 김정현이 영웅이었다. 후반 37분 박종우와 교체로 등장해 2분 뒤 호물로가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넣었다. 지난해 성남FC와 계약이 끝나고 부산에 와서 부상을 당해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서울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최전방 공격수 이정협이 18라운드 수원 삼성전에서 허리를 다쳐 김현이 대체해 나섰지만,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조덕제 감독의 선수기용술을 돋보이게 해줬다. 본인도 살고 부산도 산 활약이었다. 1-1로 끝나 양팀에는 아쉬웠지만, 선수 개인에게는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