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낙원의 밤' 박훈정 감독. 제공|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 SNS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가지 못한 게 2번째라 더 아쉽다."

'낙원의 밤' 박훈정 감독이 베니스영화제 화상 기자회견에 나섰다.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공식 초청된 '낙원의 밤'이 지난 3일(현지시간) 프리미어를 통해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최초 공개됐다. 한국에 머물고 있는 박훈정 감독은 온라인 화상 기자회견에 참석해 베니스 현지의 궁금증에 답했다.

박훈정 감독과 베니스의 인연은 남다르다. 2017년 '브이아이피'로 한차례 베니스영화제를 찾을뻔 했으나 개봉일 조정으로 무산됐고, 올해 우여곡절 끝에 열린 베니스국제영화제에 다시 '낙원의 밤'이 비경쟁부문에 초청됐으나 코로나19 주의보 탓에 팀 전체가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직접 참석하지 못해 아쉽고 안타깝다. 이번에 가지 못한 것이 두 번째라 더 아쉽다"고 털어놓은 박훈정 감독은 "'낙원의 밤'은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던 영화다. 시나리오를 미리 써두었었다. 작년에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제작했고, 제주도란 공간을 좋아한다. 내륙과는 또 다른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좋은 배우들과 즐겁게, 대단히 행복하게 찍은 작품"이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털어놨다.

▲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 '낙원의 밤'. 제공|NEW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주도를 주무대로 한 범죄 느와르로,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이 주연을 맡았다.

"제주 로케이션은 아이러니한 창조성이 있는 것 같다, 상상을 뒤집는 선택, 낙원같은 곳에서 갱스터들의 핏빛으로 상반되는 느와르"라는 평가와 관련해 박훈정 감독은 "제주도를 공간 배경으로만 생각한 게 아니라 또 다른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찍었다"며 "제주도의 낙원 같은 모습을 최대한 담으려 노력했지만 100분의 1도 못 담은 것 같아 지금도 아쉽다. 삶의 끝에 있는 두 사람,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최대한 아름다운 곳에서 담아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기자는 "주변에 갱스터 친구가 있나 싶을 만큼 잘 만든 갱스터 무비"라고 질문에서 언급하기도. 박훈정 감독은 "친구 중에 그런 사람은 없다"고 웃으며 "기존 작품들도 여러 영화들의 영향을 받았다. 일본 장르 영화도 그 중 하나다. 중고등학교 시절과 영화를 좋아할 때 유행했던 영화들이라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 영화 '낙원의 밤' 박훈정 감독. 제공|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 SNS
박훈정 감독은 한국 영화계 상황에 대해 "우리나라도 코로나19 때문에 여러 분들이 힘들다. 저 역시 그렇다. 그럼에도 영화들은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며 잘 찍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그는 베니스의 관객들을 향해 "영화를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고, 한국의 아름다운 섬에 대해 많이 느끼셨으면 좋겠다"며 "그 안에 있는 캐릭터들, 인물들에 대한 감정들이 보시는 분들에게 모쪼록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베니스 영화제 측은 베니스에 한국 영화 팬들이 많은데 박훈정 감독과 '낙원의 밤' 팀을 직접 만나지 못해 아쉽다며 다음 영화로는 직접 베니스에서 만나뵙길 기대한다는 작별 인사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한편 지난 2일 개막한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오는 12일까지 열린다. 행사 규모가 크게 축소됐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규모 국제영화제로는 처음으로 오프라인으로 개최돼 주목받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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