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은 어색한 새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kt 이홍구. ⓒkt 위즈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마냥 부러웠죠.”

kt 위즈의 새로운 안방마님으로 자리한 이홍구(30)가 새 유니폼을 입고 밝은 미소를 띠었다. 그간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하던 이홍구는 14일 kt로 트레이드된 뒤 다음날인 1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났다.

이홍구는 “어제는 얼떨떨했다. 사실 트레이드가 되리라는 생각 자체를 아예 못했다”고 이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은 첫 연습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현재는 이 상태로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구는 14일 kt와 SK가 단행한 트레이드를 통해 내야수 오태곤(29)과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안방 보강이 시급했던 kt와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필요한 SK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2군에서 머물다가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이홍구는 “사실 첫 번째 트레이드 때는 슬펐다. 그러나 지금은 무덤덤하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언급한 첫 번째 트레이드는 2017년 4월 있었다. 당시 KIA 타이거즈 소속이던 이홍구는 노수광, 이성우, 윤정우와 함께 SK로 향했다. 대신 이명기와 김민식, 최정민, 노관현이 KIA 유니폼을 입었다.

▲ SK 시절의 이홍구. ⓒSK 와이번스
이렇게 첫 트레이드를 경험한 이홍구는 SK에서 이재원의 백업 안방마님을 맡을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17년 군 복무를 위해 지원한 상무와 경찰 야구단 심사에서 모두 떨어지면서 갈 곳을 잃었다. 결국 현역으로 입대해 박격포병으로 복무한 뒤 지난해 9월 제대했다.

이처럼 어렵사리 돌아온 1군 무대는 녹록치 않았다. 올해 23경기에서 타율 0.188 3타점 1홈런으로 부진했다. 또, 두산 베어스에서 뛰던 이흥련이 5월 트레이드를 통해 SK로 이적하면서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결국 SK에서 kt로 자리를 옮기게 된 이홍구는 “SK 동료들이 많이 아쉬움을 표했다. 나도 마찬가지다. 아쉬운 마음뿐이다. 어제 kt전 도중 SK 선수들을 반대편 덕아웃에서 지켜보니까 느낌이 이상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러나 석별의 정을 오래 나누기에는 갈 길이 멀다. 하루빨리 kt에서 적응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홍구는 15일부터 1군 선수단으로 합류해 훈련을 소화했다. 타격연습도 진행했고, kt 투수들의 볼도 두루 받고 있다. 이날 인터뷰 역시 타격훈련 도중 잠시 짬을 내 진행됐다.

끝으로 이홍구는 소망 하나를 이야기했다. 바로 가을야구다.

이홍구는 2013년 KIA 입단 후부터 포스트시즌과 연이 잘 닿지 않았다. SK로 이적한 2017년에는 KIA가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했고, 현역으로 입대한 2018년에는 SK가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이홍구는 이때마다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통산 가을야구 출전은 2017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 경기가 전부인 이홍구는 “kt는 지금 5강 싸움 중인 팀 아닌가. 사실 KIA와 SK에서 모두 제대로 가을야구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선수들을 보면서 마냥 부럽기만 했는데 이제 kt에서 그 순간을 함께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