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아이파크 이정협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성남, 이성필 기자] 그라운드를 응시한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과 김학범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의 마음을 누가 제대로 사로잡았을까.

14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성남FC-부산 아이파크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6라운드에는 익숙한 인물이 관중석을 날카롭게 바라봤다. 벤투, 김학범 두 감독이 9월 친선경기를 앞두고 인재를 고르기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9월 A매치는 열리지 않는다. 대한축구협회가 고민을 깊게 했고 A대표팀과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두 차례 경기를 치러 기량을 확인하기로 결정했다.

벤투 감독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다. 10, 11월에 예정됐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선수들의 경기력을 확인할 방법이 K리그 관전 외에는 사실상 전무하다. 해외 선수들이 귀국해도 2주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에 의미가 없다.

그래서 9월 올림픽 대표팀과의 경기가 정말 중요해졌다. 국내 선수들 중심으로 경기력을 살피면서 선발 여부를 고심 중이다.

김학범 감독도 마찬가지, 도쿄 올림픽이 내년 7월로 1년 연기되면서 준비 기회는 더 생겼지만, 선수를 제대로 보기 어려운 것은 똑같다. 각자의 팀에서 경기를 잘 뛰고 있는지 알기도 쉽지 않다. 조직력이 정말 중요한 올림픽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성남-부산전에서는 살필 인물이 여럿 있었다. A대표팀 기준으로는 나상호(성남), 이정협, 김문환(이상 부산)이 있었고 올림픽 대표팀에도 김동현(성남), 이동준(부산)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특히 나상호는 '벤투 감독의 아들'이라 불릴 정도로 A대표팀에 자주 오간다. 그러나 성남 임대 후 경기력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정상적으로 A매치가 열렸다면 선발 여부에 물음표가 붙을 정도였다. 

부담은 던 나상호다. 지난 9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성남에 승리를 안긴 기억이 있다. 마음이 한결 가벼운 나상호는 부산전에서도 호쾌한 슈팅을 보여줬다.

성남의 첫 슈팅도 나상호였다. 전반 5분 오른발 슈팅으로 감을 잡더니 24붕에는 유인수의 패스를 놓치지 않고 골대 바깥 그물을 흔드는 감각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후반 2분에도 똑같이 옆그물을 흔들었다.

15분 유인수의 첫 골 과정에도 상대 수비를 현혹하는 움직임으로 보이지 않는 도움을 줬던 나상호다. 자신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을 완전히 털고 가볍게 뛰었다. 마지막까지 골을 넣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반면 오는 16일 결혼을 하는 이정협은 열심히 뛰었지만, 골을 만들지 못했다. 후방에서 연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수비 진영까지 내려와 볼을 받아 올라가는 등 힘을 소진했고 공격포인트 없이 후반 19분 빈치씽코와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그래도 종료 직전 도스톤벡의 극적인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만든 뒤 축하 세리머니를 받았다. 기분은 좋은 이정협이다.

한편, 성남과 2주 뒤 경기를 앞둔 전북의 조세 모라이스 감독도 관전해 눈길을 끌었다. 


스포티비뉴스=성남,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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