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구폼 변경 후 첫 등판을 마친 타일러 윌슨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는 4·5위 팀들의 맞대결은 물론, LG 선발 타일러 윌슨(31)의 왼발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7월 28일 인천 SK전에서 보크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은 윌슨이다. 와인드업을 할 때 힘을 모으기 위해 왼 다리가 움직이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윌슨과 LG 측에서는 “3년간 같은 폼으로 던졌다”고 항변했지만, 심판위원회의 판단은 단호했다. 윌슨은 일주일도 안 되는 사이에 이 폼을 수정해야 했다. 지적된 이상 그냥 안 바꾸고 버티기는 쉽지 않았다.

일단 보크 논란은 벗어났다. 4일 광주 KIA전에서는 아예 왼발을 뒤로 빼버렸다. 문제는 없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심판들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유보적이었다. 공교롭게도 선두타자, 즉 와인드업을 할 때 결과가 나빴다. 1~3회 모두 출루를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강인하게 버티며 6이닝 3실점(1자책점)으로 시즌 6승째를 거뒀다.

류중일 LG 감독의 생각도 비슷했다. 류 감독은 5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선두타자 승부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일단 (투구폼 교체는)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경기 중에도 왼발의 위치가 미묘하게 바뀌면서 밸런스가 흔들렸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그러나 가능성도 같이 언급했다. 류 감독은 “난 오히려 어제 투구 폼을 더 편하게 봤다”면서 “윌슨은 아주 영리한 친구다. 더 완벽하게 던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실제 구속은 큰 차이가 없었고, 주무기인 커브 밸런스도 나쁘지는 않았다. 윌슨도 어색함을 인정하면서도 “적응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잘 잡힌다면, 문제는 크지 않을 수 있다. 류 감독의 말대로 더 편해진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윌슨은 다시 에이스로 돌아올 수 있을까. LG의 남은 후반기는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에이스의 몫은 대단히 중요하다. 류 감독은 “구속이 조금 더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인데,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 번 떨어진 구속이 단시간에 올라오는 사례가 많지 않아서다.

그러나 노력은 계속 하고 있기에 끝까지 믿는다. 류 감독은 “등판을 하지 않을 때 웨이트를 열심히 한다. 하체 쪽에서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순발력 운동을 시키더라. 구속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훈련”이라면서 점차 나아질 것이라 기대했다. 떨어진 구속에도 클래스로 버티고 있지만, 결국 구속이 올라와야 주무기인 투심의 위력도 배가되고 더 많은 이닝도 잡아낼 수 있다. 윌슨은 올 시즌 7이닝 소화가 단 한 번뿐이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